센강서 수영하고 코카콜라 ‘벌컥’… 올림픽 진풍경

김지훈 2024. 8. 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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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수영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 '센강 수영'을 마친 뒤 코카콜라를 대거 들이킨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센강에서 수영을 마친 선수들이 물이나 스포츠음료 대신 코카콜라를 마신 것은 트라이애슬론계 선수들 사이 공유되는 '미신' 탓이다.

선수들은 수질이 좋지 않은 센강에서 수영한 뒤 코카콜라를 마시면 체내에 유입된 오염물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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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후 콜라 마시면 오염물 제거”
선수들 믿는 미신… 과학적 근거는 희박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개인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 뛰어들고 있다. 파리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14억 유로(약 2조1천억원)를 투입해 센강을 정비했지만 수질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AFP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수영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 ‘센강 수영’을 마친 뒤 코카콜라를 대거 들이킨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센강에서 수영을 마친 선수들이 물이나 스포츠음료 대신 코카콜라를 마신 것은 트라이애슬론계 선수들 사이 공유되는 ‘미신’ 탓이다. 코카콜라에 포함된 산성 성분이 소화관을 타고 내려가며 표백제와 비슷한 작용을 한다는 내용이다.

선수들은 수질이 좋지 않은 센강에서 수영한 뒤 코카콜라를 마시면 체내에 유입된 오염물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올림픽의 경우 센강 수질 문제가 심각하다. 파리시(市)는 2조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하수처리시설을 현대화하고 오폐수 저장탱크를 건설하는 등 수질 개선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수질 분석에서 수영 적합 기준치를 뛰어넘는 대장균, 장구균 등이 검출됐다.

이런 환경 탓에 올해 파리올림픽에서는 유독 수영 경기 직후 코카콜라를 마시는 선수들이 더 많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에 호주 대표로 출전한 모에샤 존슨은 “경기 중 체내로 들어온 오염물질을 씻어내기 위해 코카콜라를 마신다”며 “코카콜라의 전설은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코카콜라가 체내 오염물을 제거해준다는 미신은 과학적 근거가 없을 확률이 높다.

마리아 에이브레우 미국소화기병학협회장은 “인간의 위장은 코카콜라보다 더 많은 산성을 분비한다”며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더 많은 박테리아가 제거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기 후 코카콜라를 마시는 게 건강상 나쁘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극한의 체력을 요구하는 경기를 진행한 뒤 설탕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면 에너지를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수영 대표 케이티 그라임스는 “경기 후 글리코겐 수치를 즉시 올리기 위해 코카콜라를 마시라는 코치의 권유가 있었다”며 “다이어트 콜라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강물·바닷물 특유의 비린 향을 없애는 데 코카콜라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탈리아 수영 대표인 지네브라 타데우치는 바다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을 언급하며 “입안에 남은 불쾌한 소금맛 때문에 콜라를 마셨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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