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된 '축구 전설' 앙리의 프랑스, 올림픽 결승 오르다
[곽성호 기자]
▲ 5일(현지시각)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이집트와 맡붙은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장 필리프 마테타가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티에리 앙리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 AP=연합뉴스 |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던 이집트를 4강에서 만난 프랑스는 후반 17분 마흐무드 사베르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로 대회에 참가한 장 필리프 마테타가 후반 37분에 극적 동점 골을 기록하며 승부의 균형을 돌려놨고, 연장 전반 9분에는 마테타가 추가 득점으로 2-1로 앞서나갔다.
역전에 성공한 프랑스는 이집트 수비수 오마르 파예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기록, 수적 우위를 누리는 행운을 맛봤고 연장 후반 3분에는 마이클 올리세가 쐐기골을 터뜨리며 3-1로 완벽한 역전극을 마무리지었다.
의심 섞인 시선 지운 앙리, 사령탑으로 첫 우승 '도전'
이로써 프랑스는 올림픽 남자 축구 역사상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게 된다. 상대는 '무적함대' 스페인. 준결승에서 모로코를 상대로 2-1 역전 승리를 맛보며 결승 진출에 성공한 스페인은 유로 2024 우승 기세를 이어 올림픽 금메달 역시 노리고 있다.
지난 도쿄 대회에서 일본과 멕시코에 밀려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던 프랑스는 티에리 앙리 감독 지휘 아래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서고 있다.
직전 대회에서의 아픔을 자국에서 씻기를 원했던 프랑스는 지난해 8월 앙리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선수로서 아스널-바르셀로나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았지만, 감독으로서 평가는 좋지 않았다. 벨기에 축구대표팀 수석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앙리는 2018년 10월 AS 모나코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경질됐다.
앙리는 공식전 18경기에서 3승 4무 11패로 최악의 레이스를 보였고 선수단과의 불안한 관계, 아쉬운 인터뷰 스킬로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맛봐야만 했다. 이후 미국축구리그 MLS 몽 레알 감독을 거쳐 다시 벨기에 대표팀 수석 코치로 돌아온 앙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종료 후 지도자 생활을 잠시 멈췄다.
벨기에 대표팀 이후 많은 제안이 있었지만, 앙리의 최종 선택은 프랑스 U-21 대표팀이었다. 지도자 생활 처음으로 연령별 대표팀을 맡았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오스트리아와의 U-21 유로 지역 예선에서 2-0으로 패배한 앙리의 프랑스는 대한민국 U-21 대표팀에 무려 0-3으로 무너졌다.
부임 초기에 일어날 수 있는 결과였지만, 완벽히 한 수 아래였던 상대였기에 충격의 파장은 꽤 나 컸다. 그렇기에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프랑스는 전력상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이었지만, 앙리 감독에 대한 의심 섞인 시선은 계속 존재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의심 섞인 시선을 지워내는 데 성공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 미국과의 중요한 일전에서 3-0 승리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인 프랑스는 2차전 기니전에서 1-0 신승으로 조기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3차전에서도 뉴질랜드를 상대로 3-0 승리를 가져온 앙리 감독은 로테이션과 3백 전술을 차례로 실험하며 토너먼트를 대비했다.
프랑스는 8강에서 '숙적' 아르헨티나와 마주했다. 프랑스는 아르헨티나에 점유율 69%와 16개의 슈팅을 허용하며 밀렸지만, 전반 5분 마테타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준결승으로 향했다. 이후 4강에서 이집트를 상대로 60%의 점유율과 32개의 슈팅, 9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압도한 프랑스는 3-1의 완벽한 역전 승리로 결승으로 향했다.
대회 시작 전과 다른 모습으로 인상적인 지도력을 선보이고 있는 앙리 감독은 용병술에도 빛을 발휘하고 있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할 것이 유력했던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 이적으로 발탁이 불발되자, 알렉산드로 라카제트, 마테타, 올리세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했다. 이 선택은 신의 한 수로 작용하고 있다.
마테타는 대회에서 전 경기 선발로 나와 4골을 기록하며 공격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올리세는 2골 4도움으로 뢰블레 군단의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에 더해 라카제트 역시 1골 1도움을 올리며 공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앙리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프랑스는 40년 만에 자국에서 올림픽 축구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첫 메달을 눈앞에 두고 있는 앙리 감독은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 그는 "스페인과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들이 모두 치열했지만, 결승전은 더욱 터프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금메달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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