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 전도연 “‘칸의 여왕’ 이후 듣고 싶은 말은 없어요” [IS인터뷰]
이주인 2024. 8. 8. 06:05
“어느 순간 나를 대체하는 친구도 나오겠죠. 그래도 작품을 끊임없이 하고 있으면 건재한 거 아닌가요?”
수많은 ‘제2의 전도연’이 쏟아질 정도로 아이콘이 된 데뷔 34주년 배우는 전설로 남기보다, 나아가기를 택했다. 전도연의 새 영화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전도연은 “시사회도 했고 기사도 많이 나와서 체감상 개봉한 느낌이다. 언론 시사 때가 가장 많이 떨렸다. 시사 분위기는 늘 좋다고 생각한다”고 여유를 보였다.
‘리볼버’는 9년 전 ‘무뢰한’으로 호흡을 맞춘 오승욱 감독과의 두 번째 영화로, 전도연의 제안으로 출발했다는 비하인드가 알려졌다. 하지만 곧 만들어질 것 같던 예상과 달리 완성까지 4년이 걸렸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받아본 첫 심경을 묻자 “솔직히 말하자면 안 하고 싶었다. ‘길복순’과 ‘일타스캔들’ 두 작품 사이에 준비하게 됐다. 쉴 타이밍에 들어가게 되어 절실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깜짝 고백했다.
그는 받아본 시나리오의 분위기가 ‘여자판 무뢰한’을 연상시켜 걱정도 됐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이 대본을 내가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하면 ‘무뢰한’의 김혜경과 다르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감정표현을 많이 걷어내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그렇게 완성된 전도연의 수영은 감옥에서 잃은 세월만큼 무표정하지만 단단한 얼굴을 하고 있다.
“감독님께 ‘지루하지 않나?’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 어느 순간 똑같은 걸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니까 수영이 만난 캐릭터들의 감정이 그에게 입혀진 게 새로운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네요.”
이번 영화에서는 수영과 관계를 쌓는 캐릭터 중 마담 정윤선(임지연)과의 케미가 눈길을 끌었다. 윤선은 극 중 가장 화려한 색을 두르고, 수영에게 적인 듯, 조력자인 듯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인물이다. 전도연은 “정마담과의 관계를 정해두고 촬영하지 않았으나 시사 때 영화를 보면서 ‘요만큼만 언니 편이에요’라는 대사를 치는 윤선의 표정에서 약간 슬픔을 느꼈다. 임지연이 해냈더라. 너무 좋았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앞서 임지연은 ‘한예종 전도연’을 자칭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전도연은 “현장에선 ‘팬이에요’라는 티도 안 내고 열심히만 했다”라며 “최근 보니 밝고 귀엽고, 솔직한 친구 같더라”라고 말했다.
비단 그를 롤모델 삼는 것은 임지연뿐만 아니다. 전도연은 배우들의 꿈인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동경의 대상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순간 (롤모델)과 관련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마냥 기쁘지만도, 책임감이 생기거나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도 저는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작품을 하고 있다. 나도 정진하고 있고 그 친구들도 정진하고 있다”며 여전히 현역임을 강조했다.전도연은 ‘칸의 여왕’ 타이틀이 ‘어려운 배우’라는 오해를 불러 본의 아닌 공백기도 가졌다고 털어놨다. 전도연은 “전에는 수식어에서 벗어나면 사람들이 편하게 생각할 수 있을거라 생각 했는데, 지금은 그것도 제 모습이기 때문에 받아들여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차기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자백의 대가’와 ‘리볼버’ 개봉 사이 27년만에 연극 ‘벚꽃동산’에도 도전했던 전도연은 “제 발등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이 저한테 너무 힐링이었다. 마음이 즐거우면 힘듦이 극복되는구나, 그런 시간을 처음 보내서 감사하다”고 식지 않는 열정을 내비쳤다.
“이제 저는 듣고 싶은 말은 없는 거 같아요. 개인적인 수상보다는 작품이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일 큰 바람이자 욕심이에요.”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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