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영한 (6) 예비하시는 하나님 은혜로 순조로운 독일 유학 준비

양민경 2024. 8. 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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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대학 졸업 후 25세의 나이로 독일에서 유학하도록 길을 열어주셨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독일 유학 준비를 위해 독일문화원에 다니면서 독문 해석 고급과정을 이수했다.

독일어는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했고 대입 시험에서 선택 과목으로 시험을 쳤기에 대학 입학 이후엔 독일 철학 원서를 무난히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대학 4학년 때인 1970년 가을, 독일 정부 초청장학생으로 최종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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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꿈 품고 대학교 1학년부터 준비
문화원 다니며 독문 해석 과정 이수
독일 대사관의 장학생 선발 시험 응시
독일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최종 선발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이 1971년 언어 연수차 4개월간 체류한 독일 슈베비슈할 가정집 숙소 앞에서 찍은 사진.


하나님은 대학 졸업 후 25세의 나이로 독일에서 유학하도록 길을 열어주셨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독일 유학 준비를 위해 독일문화원에 다니면서 독문 해석 고급과정을 이수했다. 남산에 있는 ‘괴테 인스티튜트’에서 독일어 회화도 익혔다. 당시는 이곳의 문을 연 지 얼마 안 돼 다니는 이들이 적은 편이었다. 독일 유학에 뜻을 품었던 나는 독일어 작문과 회화를 익히는 데 최선을 다했다. 독일어는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했고 대입 시험에서 선택 과목으로 시험을 쳤기에 대학 입학 이후엔 독일 철학 원서를 무난히 읽을 수 있었다.

당시는 해외 유학이 보편화하지 않았던 때다. 독일 유학의 최선의 길은 독일대사관의 장학생 선발시험에 응시해 독일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것이었다. 선발 고시는 적성고사와 면접고사로 이뤄졌다. 적성고사에 응시한 이들은 대체로 나보다 선배였다. 심지어 대학 전임강사도 있었다. 최선을 다했으나 합격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최종 선발을 앞두고 두 후보로 좁혀졌는데 나는 대학 전임강사로 있던 한 선배와 경합했다. 최종 면접에서 선배는 영어로 답했으나 나는 독일어로 열심히 대답했다. 선배는 “네 답변을 들으니 네가 선발되겠다”고 말했다.

요셉이 옥졸에게 은혜를 입고 다니엘이 환관장에게 은혜를 입은 것처럼 독일문정관은 훨씬 나이가 아래인 나를 선택했다. 이렇게 대학 4학년 때인 1970년 가을, 독일 정부 초청장학생으로 최종 선발됐다. 하나님의 은총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대학 4학년 때 학교에서 한 독일 철학자의 내한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독일에서 칸트와 헤겔 학자로 유명한 디터 헨리히(Dieter Henrich) 하이델베르크대 교수였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거쳐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 그는 서울대 문리대 강당에서 ‘오늘날 독일 철학의 현황’에 관해 강연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해외 석학의 강연을 접할 기회는 드물었다. 헨리히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대학에 독문학과와 독일철학 전공 학과가 있는 걸 보고 “한국과 일본 사회의 계몽성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독일 정부장학생으로 선발된 뒤 나는 헨리히 교수에게 수학(受學)을 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을 알게 된 그는 나를 기꺼이 자신의 문하생으로 받아줬다.

당시 나는 내 전공인 독일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이 그분의 연구 분야인 칸트와 헤겔과는 철학의 방법이 다르다는 걸 알지 못했다. 후설의 현상학을 연구하고 싶다고 했는데도 그는 나를 받아준 것이다. 독일로 떠나기 전 이미 독일 대학과 지도교수가 정해졌고 장학금까지 확보됐다. 모든 걸 예비하는 하나님 은혜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헨리히 교수가 워낙 저명한 대학교수인지라 독일 정부는 나의 하이델베르크대 입학 및 유학 절차를 모두 대행해줬다. 이 덕에 나는 출국 전까지 독일어 회화 준비와 전공 연구에 힘을 쏟을 수 있었다.

주님은 대학 시절 가운데 아름답게 결실할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해주셨다. 대학 재학 중 오로지 주의 나라와 의를 추구한 열정에 대해 독일 정부 초청장학생이란 명예를 안겨줬다.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다른 것도 더해주신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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