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구글에 안밀려요”… LG, 국내 첫 오픈소스 AI 공개

LG AI연구원 ‘챗엑사원’ 써보니
13개 벤치마크 점수 1위 ‘경쟁력’
누구나 활용 가능… 생태계 활성화

“MZ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강 키워드 상위 5개를 나열하고 각각의 장점을 알려주세요.”

‘EXAONE(엑사원)에게 요청해보세요’라고 적힌 네모난 검색창에 질문을 입력하자 수초 내로 답변이 쏟아졌다. 헬시 플레저·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건강기능식품·온라인 건강 정보 및 커뮤니티·웰빙 트렌드라는 키워드 5개가 장점 두어 줄과 함께 빠르게 적혀내려 갔다. 정보의 출처인 인터넷 사이트 주소 네 곳도 제공됐다. ‘이런 추가 질문은 어떠세요?’라며 더 구체적인 답변을 받아 볼 수 있는 질문 3개를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LG AI연구원이 7일 공개한 ‘챗엑사원’(ChatEXONE)의 구동 모습이다.

이날 LG AI연구원은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EXAONE) 3.0’을 선보이면서 엑사원 3.0 중 경량 모델을 누구나 활용 가능한 오픈소스로 풀었다. 개방형 AI 연구 생태계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AI 시장에서 엑사원 3.0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엑사원 3.0을 기반으로 만든 생성형 AI 챗엑사원의 시험 서비스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LG AI연구원이 발표한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엑사원 3.0은 이전 모델인 엑사원 2.0에 비해 추론 처리 시간은 56%, 메모리 사용량은 35% 줄이고, 구동 비용은 72% 절감했다. 엑사원 3.0은 실제 사용성을 비롯해 코딩과 수학 영역 등 13개 벤치마크 점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메타의 라마3.1, 구글의 젬마2 등 동일 크기의 글로벌 오픈소스 AI 모델과의 비교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3.0 모델 중 성능과 경제성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경량 모델인 ‘7.8B 언어 모델’을 연구 목적으로 누구나 활용이 가능한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학계·연구 기관·스타트업 등이 최신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개방형 AI 연구 생태계 활성화와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챗엑사원의 시험용 버전도 선보였다. 대표적인 생성형 AI 챗GPT처럼 챗엑사원도 실시간 웹 정보 기반으로 질의응답을 한다. 문서와 이미지 기반의 질문도 가능하다. 파일을 올려놓고 ‘이 파일을 요약해줘’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이날부터 LG 임직원은 챗엑사원을 통해 검색·요약·번역·데이터 분석·코딩 등 다양한 업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

LG는 올해 하반기부터 엑사원 3.0이 들어간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LG 계열사들은 각 사가 보유한 데이터로 엑사원 3.0을 최적화하고 사업과 제품, 서비스 특성에 맞게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배 AI연구원장은 “LG 계열사와 외부 기업 및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