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생 대화’ 말문 튼 여야… 입법 성과로 이어져야

2024. 8. 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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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간에 민생 경제 현안을 다루기 위한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간 정쟁으로 허송세월한 건 개탄스럽지만, 경제 비상 상황을 맞아 이제라도 초당적 협력 의지를 드러낸 건 그나마 다행이다.

다만 모처럼 마련된 대화 분위기가 깨지지 않으려면 야당이 '2특검 4국정조사' 같은 쟁점 사안에 대해선 속도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 스스로도 현 경제를 '비상 상황'으로 진단한 만큼 지금은 경제 회복을 위한 정치가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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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7일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여야 간에 민생 경제 현안을 다루기 위한 대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2개월여 만이다. 그간 정쟁으로 허송세월한 건 개탄스럽지만, 경제 비상 상황을 맞아 이제라도 초당적 협력 의지를 드러낸 건 그나마 다행이다. 나라가 어려운 때 정치권은 뭘 하느냐는 비난 여론에 떠밀려 그러는 것이겠으나, 그렇게 마련된 자리라도 민생 입법에 성과를 낸다면 의미 있는 만남이 될 것이다.

여야는 당장 어제 개원 이후 첫 정책위의장 회담을 열었다. 회담 내용을 들여다보면 왜 그동안 만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더불어민주당 당론 법안을 봤더니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법안들이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여당 중점 추진 법안을 보니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이 꽤 있더라, 속도 내서 입법할 수 있겠더라”고 화답했다. 둘은 ‘구하라법’ ‘간호법’ 등 구체적 법안까지 거론하며 ‘이견이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고, 취약계층 폭염 전기료 감면에도 한목소리였다. 다만 금융투자소득세를 둘러싼 이견은 여전했으나 추후 더 논의해 나간다면 절충점을 찾을 수도 있으리라 본다.

양당은 ‘여야정 3자 대화체’ 설치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추경호 여당 원내대표는 그제 민주당이 제안한 여야정 경제 협의체 설치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곧바로 실무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대내외 경제 상황이 매우 불안정한 만큼 3자 대화체 설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영수회담 개최도 제안했는데, 이 역시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그런데 열흘 뒤 민주당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만큼 새 대표가 공식적으로 회담을 제안하고 만나는 게 모양새가 더 나을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자신을 뺀 2자 영수회담에 대해 “격식보다 민생이 중요하기에 너무 좋은 일”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2자든, 3자든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과 자주 만날수록 국정에는 더 도움되리라 본다.

다만 모처럼 마련된 대화 분위기가 깨지지 않으려면 야당이 ‘2특검 4국정조사’ 같은 쟁점 사안에 대해선 속도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 스스로도 현 경제를 ‘비상 상황’으로 진단한 만큼 지금은 경제 회복을 위한 정치가 우선돼야 한다. 그게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을 위한 일이기에 더더욱 그래야 한다. 원내 1당으로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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