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뭉크 ‘절규’ 벌써 13만 명이 봤다

홍지유 2024. 8. 8. 00: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뭉크의 작품을 감상 중인 시민들. 개관 후 78일 동안 하루 평균 1667명이 전시를 관람했다. 홍지유 기자

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로비는 북유럽을 대표하는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20대 연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였다.

5월 22일 개막한 ‘에드바르 뭉크: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는 ‘절규’ 등 뭉크의 주요 작품 140점을 소개한다. ▶생의 프리즈 ▶공포와 죽음 ▶마돈나 등 14개 테마로 전시를 구분했다. 유화·수채화부터, 파스텔화·판화·드로잉을 망라한다. 작품 소장처는 총 23곳. 노르웨이 뭉크 미술관뿐 아니라 미국·멕시코·스위스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뭉크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140점 중 126점이 미술관이나 공공기관이 아닌 개인 소장품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첫 번째 섹션인 ‘크리스티아니아에서의 초년’이 펼쳐졌다. 뭉크는 젊은 시절 전통적 노르웨이 풍경화에 영향을 받은 소박한 풍경화와 인물화를 그렸다. 섹션 1의 ‘팔뼈가 있는 자화상’은 뭉크의 판화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두 번째 섹션, ‘프랑스에서의 시절’은 ‘뱀파이어 인어’를 포함한 뭉크의 첫 상징주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코디네이터가 추천하는 작품은 ‘생클루의 밤’과 ‘달빛 속 사이프러스’. 뭉크가 파리에 머물던 시절, 후기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그렸다.

이번 전시의 큐레이팅을 맡은 양수진 코디네이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거침없고 과감한 뭉크 특유의 분위기와 상반되는 섬세하고 녹아내리는 듯한 낭만적인 붓터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두 작품 모두 개인 소장품이기 때문에 언제 세상에 다시 공개될지 알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상대적으로 화사한 느낌이 있는 초기 작품과 달리 중기 작품은 우울한 정서가 두드러졌다. ‘뭉크’하면 떠오르는 작품을 모아놓은 4번 섹션, ‘생의 프리즈’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20세기의 상징’이라 불리는 뭉크의 대표작 ‘절규’와 여인의 머리칼이 남성의 목을 감싸는 모습의 판화 ‘여인의 머리카락 속 남자의 머리’, 젊음부터 죽음까지의 과정을 그린 ‘여자의 세 시기. 스핑크스’, 병상에 힘없이 누워 있는 ‘병든 아이’ 등이 모두 4번 섹션에 자리했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인 작품은 단연 ‘절규’였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절규’는 뭉크가 직접 채색한 석판화로, 전 세계에 단 두 점뿐이다. 판화 위에 색을 칠한 작품을 ‘핸드 컬러드(hand-colored) 판화’라고 부른다. 양 코디네이터는 “이 기법은 판화 위에 작가가 직접 채색해 작품에 독자성을 부여한 것으로 뭉크가 최초로 시도했다”며 “유화와 마찬가지로 희소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뭉크의 대표작은 병·죽음·불안·절망 등의 주제를 표현한 것이 대부분으로 어둡고 음울하지만, 후기작은 상대적으로 밝고 따뜻하다. 1909년 46세였던 뭉크는 신경쇠약을 이겨냈고 1918년부터는 시골 풍경과 농부를 그리는 데 집중했다. 초록빛 들판에서 말을 돌보는 한 남자를 담은 ‘남자와 말’(1918)이 대표적이다.

전시 개막 이후 78일 만인 7일까지 총 13만명이 전시를 찾았다. 전시는 9월 19일까지 볼 수 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