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 염색체' 성별 논란 복서에 두 번이나 판정패 "그녀는 여성, 그러나 매우 강해" [2024 파리]
이형석 2024. 8. 7. 18:21
'그녀는 여성이다. 그러나 매우 강하다(She is a woman, but she is very strong)'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을 낳은 알제리 복서 이마네 칼리프(26)에 판정패를 당한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이 경기 뒤 밝힌 소감이다.
수완나펭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복싱 여자 66㎏ 준결승에서 칼리프에 0-5 판정패를 당했다. 이로써 결승 진출이 좌절된 수완나펭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이 열리지 않아 준결승에서 패한 2명에게 동메달을 수여한다.
수완나펭은 경기 후 "그녀에 관한 소식을 들었지만 주의 깊게 보진 않았다"며 "그녀는 여성이지만 매우 강하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수완나펭은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도 칼리프에 0-5 판정패를 당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국제복싱협회(IBA)가 칼리프에게 실격 처분을 내려, 수완나펭이 대신 결승 티켓을 얻었다.
당시 우마르 클레믈레프 회장은 칼리프가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회 도중 실격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IBA는 판정 비리와 내부 부패 문제 등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경기를 관장할 권리를 빼앗긴 상황이다. IOC는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칼리프와 린위팅(대만)의 여자 복싱 경기 출전을 허용했다. 린위팅 역시 준결승까지 올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AP 통신은 7일 "두 선수의 성별 논란은 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화제 중 하나"라면서 "다만 이 논란이 링 위에서 두 선수의 성적에는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칼리프는 결승 진출 확정 후 통역을 통해 "나는 매우 행복하다. 올림픽을 위해 8년 동안 훈련했다"며 "이 순간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어 성별 논란에 대한 "최고의 대응은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했다.
칼리프는 10일 오전 5시 51분에 열리는 결승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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