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후보 팀 월즈, 천안문 운동 중국서 겪은 中 전문가
6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가 지난 1989년 6월 4일 천안문 민주화 운동을 중국 현지에서 경험한 사실이 중국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홍콩의 친중 매체 봉황망은 7일 월즈 주지사가 젊은 시절 미국 하버드대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중국에서 학생을 가르친 적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즈는 천안문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1989년부터 1990년까지 광저우 포산(佛山) 제1중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월즈 주지사는 지금도 중국어를 말할 수 있다고 봉황망은 전했다.
중국 관영 영어 매체인CGTN도 이날 월즈 주지사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보도하며 2006년 하원 의원선거 출마 당시 “중국과 문화 교류를 촉진할 때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해결책”이라는 중국 관련 발언을 소개했다.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에서 7일 정오까지 검색 해시태그(#해리스러닝메이트는중국교사)가 1360만 회 이상의 클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매체는 월즈의 천안문 민주화 운동 관련 발언은 소개하지 않았다. 월즈 주지사는 지난 2014년 천안문 민주화 운동 25주년을 앞두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6월 4일 아침에 뉴스를 보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민주의 여신상이 세워지는 모습은 놀라운 광경이었다”며 “중국인들이 자유가 증진되어야 함을 깨달은 정신을 볼 수 있어 무척 영광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월즈 주지사는 천안문 운동이 잊히는 현실을 우려했다. 그는 “폭정은 우리가 망각하기 때문에 계속 존재할 수 있다”며 “자유를 위해 싸우는 세계의 모든 이들과 함께 당시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1994년 6월 5일 천안문 민주화 운동 5주년에 맞춰 부인 그웬과 결혼식을 올린 뒤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갔다.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다.
중국과의 인연은 이뿐 만 아니다. 1994년 월즈 주지사는 마카오 이공대학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교육 여행 탐험 주식회사’를 설립해 2003년까지 미국 학생의 중국 여행을 주선했다.
월즈는 정치인이 된 뒤 중국의 소수민족과 인권 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VOA는 그를 “중국의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은 친중 인사”라고 평가했다. 2016년 의회에서 열린 인권문제 청문회에서 1990년 티베트를 방문했으며 최근 의회 대표로 티베트를 방문했다며 “중국과 계속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티베트 전통문화와 취약한 생태 보호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3월에는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함께 찍은 사진을 X(트위터)에 올리며 “인생을 바꾸는 점심”을 먹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월즈 주지사는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CECC)의 위원이기도 활동했다. 그는 CECC 의원들과 함께 2017년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석방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비롯해 천안문 학살 20주년 조사, 중국 인권운동가 지지 결의안 등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월즈 주지사의 행적을 놓고 중국 네티즌의 평가는 엇갈린다. 허난의 한 웨이보 이용자는 “이 사람은 중국에 우호적인 인물”이라며 “1980년대에 중국에서 가르치는 것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공화당의 일부 인사는 당장 디커플링하고 중국과 전쟁을 시작하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중국에 우호적이며 중미 관계를 안정시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의 역사학자 차이샤오신(蔡 小心)은 웨이보에 “미국의 민주당은 줄곧 중국 파괴를 사명으로 주장했으며, 개방을 통해 중국을 뒤바꾸려 했다”고 비판했다. 홍콩 봉황망은 “월즈 주지사의 독특한 배경은 중국의 진실을 관찰할 시각을 제공했다”며 “미·중 관계가 매우 어려운 현 상황에서 그가 미·중 인문교류를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 여부가 그의 지혜를 시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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