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재테크]미국 경제, 침체에 빠질 것인가?
중산층 실질소득 ↓…미국 소비 위축
美 주식 공격적 투자는 신중해야
8월 들어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침체 확률이 높아 보인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2020년 4월을 저점으로 올해 7월까지 51개월 확장국면을 이어왔다. 1900년 12월에서 2020년 4월까지 미국 경제는 23번의 경기순환을 겪어왔는데, 평균 확장 기간이 48개월이었다.
그러나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고용 통계에서 그 조짐을 확인할 수 있다. 1945년 이후 장기 통계를 보면 실업률(12개월 이동평균)이 상승하면 평균 2개월 후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 12개월 이동평균 실업률이 2023년 6월을 저점(3.56%)으로 올해 6월에는 3.87%(6월 한 달만 보면 4.3%)까지 상승했다. 과거 통계에 따르면 이미 경기 침체가 왔어야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러한 현상이 경제 법칙이 아니고 통계적 규칙성이라 했다. 실업률이 상승이 반드시 경기 침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이번에는 다를까. 그 답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에 달려 있다. 소비 사이클을 구해보면 이미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필자가 추정해보면 올해 들어서 소비가 장기 추세선 이하로 하락했다.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는 이유는 우선 미국 가계의 낮은 저축률에 있다. 올해 1~6월 저축률이 3.6%로 2000~2019년 평균인 5.2%보다 낮았다. (2020~2023년 평균은 8.6%로 매우 높았는데, 이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가계에 돈을 주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직전 해였던 2007년 2.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의 낮은 실질소득도 소비 증가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4월 이후 일인당 실소득이 5만 달러 초반대에서 정체하고 있다. 특히 중간가구의 실질소득은 2019년을 정점으로 4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여기다가 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도 늘고 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1.5%(2010~23년 평균 1.9%)에서 2026년 6월에는 2.5%까지 늘었다. 과거에 주가가 상승하면 소비심리가 개선되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7월까지 주가가 올랐는데도,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이유는 미국 가계가 그만큼 소비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기업은 고용을 줄일 것이다. 미국 고용은 탄력적이다. 2020년 3~4월에 코로나19로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자 두 달 사이에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가 2189만 명 줄었다. 실업률도 3.5%에서 14.7%로 급등했다. 이번에 그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소비가 위축되면 실업률이 올라가고 실업률 상승은 다시 소비를 줄일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다.
연준은 9월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전망이다. 경기 침체가 오면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고 폭도 커질 것이다. 필자가 테일러 준칙을 응용하여 연방기금금리의 적정 수준을 추정해보면 올해 3분기 4.2%, 내년 상반기에는 1.6%까지 낮아진다.
지난 주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79%까지 떨어졌다. 2000~23년 10년 국채수익률 평균이 3.24%로 연방기금금리(1.88%)보다 1.37% 포인트 높았다. 10년 국채수익률은 연방기금금리가 2.4% 정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실업률이 오르고 기준금리가 하락할 때 주가지수와 달러 인덱스도 같이 떨어졌다. 미국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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