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유누스, '혼란' 방글라데시 임시정부 이끈다

조슬기나 2024. 8. 7. 1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빈민층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주도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가 방글라데시 임시 과도정부를 이끌게 됐다.

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모하메드 샤하부딘 대통령이 반정부시위 학생 지도자들과 군부 인사, 재계 인사,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만나 협의한 뒤 유누스를 과도정부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84세인 유누스는 반정부 시위와 총리 사퇴로 혼란스러운 방글라데시의 상황을 수습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빈민층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을 주도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가 방글라데시 임시 과도정부를 이끌게 됐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모하메드 샤하부딘 대통령이 반정부시위 학생 지도자들과 군부 인사, 재계 인사,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만나 협의한 뒤 유누스를 과도정부 책임자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방글라데시를 통치했던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반정부 시위대에 밀려 해외로 도피하며 총리직에서 물러난 지 하루만의 발표다.

이에 따라 올해 84세인 유누스는 반정부 시위와 총리 사퇴로 혼란스러운 방글라데시의 상황을 수습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의원내각제인 방글라데시는 대통령이 실권을 갖고 있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누스는 대체로 정치에서 벗어나 있었음에도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명이며 서방 엘리트들에게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시위를 주도한 학생 지도부의 추천에 다른 것이며, 군부 역시 그를 지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빈곤퇴치 운동가인 유누스는 과거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빈민층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해주는 등의 활동을 벌여 이른바 ‘마이크로파이낸싱’의 대부로 불린다. 이를 통해 빈민층을 구제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한때 정치 개혁을 외치며 새 정당을 창당하고자 했으나 몇주 만에 포기했다. 또한 최근 몇 년은 자신과 동료들에게 제기된 자금세탁, 뇌물 수수 등 200건의 혐의에 맞서 법정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권력에 위협을 느낀 하시나 정권이 배후에 있다는 평가가 잇따랐었다.

임시 정부의 다른 구성원은 향후 며칠 내 공개될 예정이다. 다카대학교 법학교수이자 대통령과의 회의에 참석했던 아시프 나즈룰은 뉴욕타임스(NYT)에 "비상상황에서 정부를 구성 중"이라며 "정부 임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세 불안이 확산한 방글라데시를 정상화하는 것은 유누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과도정부 체제에서도 당분간 정세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유누스 자신도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가 매우 불편하다"고 언급해왔을 정도로 관련 경험이 없다. 과거 파키스탄에서 독립한 후 여러 차례 군사정부를 겪었던 사례를 고려할 때 이번 국가 비상상태에서 군부가 과도정부 수립까지 중재자 역할에만 그칠지도 관건이다.

방글라데시에서는 6월 다카 고등법원이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 할당제 부활을 결정한 이후부터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가 확산했다. 특히 하시나 당시 총리가 무력 진압에 나서면서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등 방글라데시 역사상 최악의 폭력 사태로 번졌다. 싱크탱크인 정책대화센터의 파흐미다 카툰 연구책임자는 "보다시피 거리엔 질서가 없고, 경찰에 대한 신뢰는 부족하며, 상당한 재산피해가 발생한 상태"라며 임시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평화를 복원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누스가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인지, 조기 총선 전에 빈틈을 메우는 역할에 그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누스가 최근 몇 주간 시위가 확산하자 폭력에 대해 공개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하시나 전 총리의 무력진압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했지만, 이러한 야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연초 인터뷰에서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