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효자?...부산 바다엔 80만 더 몰렸다
지난 6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기록한 이 날 백사장은 맨발로 딛기 어려울 만큼 뜨거웠다. 찜통더위를 피해 바다를 찾은 연인·가족 단위 방문객이 물놀이를 즐기는 가운데 선탠을 하는 외국인 피서객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어학원 영어 강사로 일하는 미국인 대니얼(37)은 “3, 4년쯤 전 부산에 왔는데 올해 여름이 가장 덥게 느껴진다. (학원) 방학에 맞춰 피서를 온 것”이라고 했다.
비 줄자 치솟은 기온, 한달새 80만 더 왔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 부산 바다를 찾는 방문객 수가 크게 늘었다. 7일 부산시 집계를 보면 지난 한 달간 해운대를 포함한 부산 해수욕장 7곳을 찾은 방문객 수는 824만명이었다. 지난해 7월(747만명)과 비교하면 77만명(10.3%) 는 숫자다.
이는 강수량이 줄어 해수욕장을 방문하기 좋은 여건이 마련된 데다 불볕더위가 일찍 찾아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월 부산에는 평년 강수량의 2배 수준에 달하는 701.7㎜의 비가 내렸다. 해수욕장 성수기로 접어드는 7월 중순을 전후해 13일간 연속해 647.7㎜의 비가 집중되며 해수욕장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올해 7월 강수량은 362.4㎜로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비가 줄어들며 무더위는 일 찾아왔다. 최고기온이 30도, 최저기온이 25도를 넘긴 날짜는 모두 지난해보다 7일 앞당겨졌다.
이런 여건 속에 해수욕장 방문객이 몰렸다.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지난달 28일 26만명이 몰리며 1일 방문객 숫자를 경신했다. 서부산권 첫 5성급 특급호텔인 윈덤 그랜드가 들어선 송도해수욕장에는 7월 97만명이 방문해 지난해(54만명) 대비 2배 가까운 인파를 기록했다.
월말까지 피서 행렬… 해파리ㆍ인명사고 주의보도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기록하는 불볕더위는 광복절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됐다. 피서객 행렬도 해수욕장이 폐장하는 월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6일까지 158만명이 부산 해수욕장을 방문했다.
다만 각종 안전사고도 늘어 소방과 해경 등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운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집계를 보면 지난 6일 기준 부산 해수욕장에서 해파리에 쏘였다는 신고를 받고 응급처치를 한 건 작년 22건에서 올해 588건으로 급증했다. 소방 관계자는 “해파리에 쏘일 경우 통증 부위를 직접 만지는 건 위험하다. 해수욕장 구조대에 신고한 뒤 기다리는 동안 생리식염수나 바닷물을 상처 위로 흘려보내 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지난 1일에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개장 시간대에 물놀이 구간에서 사망 사고가 일어난 건 9년 만이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CCTV 등을 통해 사망자 입수 경위와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해운대는 간혹 강한 이안류(해안에서 바다 방향으로 강하게 쓸려나가는 역파도)가 나타나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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