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늦었지만 건강한 조정" 전 ECB 총재, 경기 침체 일축

김진영 2024. 8. 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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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최근 엔화 가치 급등을 두고 "늦었지만 건강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해서도 "패닉에 빠질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6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 박스 유럽'에 출연해 최근 있었던 세계 증시 폭락의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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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
BOJ 긴축·중동 긴장·고용 쇼크 원인

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최근 엔화 가치 급등을 두고 "늦었지만 건강한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해서도 "패닉에 빠질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6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 박스 유럽'에 출연해 최근 있었던 세계 증시 폭락의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본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선 것,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실망스러운 미국의 일자리 데이터가 합쳐져 지난 금요일과 월요일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들었다"고 분석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출처=런던 스피커 뷰로]

그는 이어 "이 3가지 요인이 달러당 엔화 환율 조정을 촉발하는 데에도 각자의 역할을 했다"며 "늦었지만 건강한 조정이다. 우리 모두 엔화 가치가 과소평가 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엔 캐리 트레이드가 오랜 기간 매우 활발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리가 낮은 일본의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일본중앙은행(BOJ)가 단기 정책금리를 0.25%로 인상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됐다. 7월 초 161.65엔까지 치솟았던 달러·엔 환율은 현재 144.52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 달여 만에 10% 넘게 빠진 셈이다.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월가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자금 이탈을 최근 세계 증시 폭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저크스 수석 외환 전략가는 "전례 없는 수준의 캐리 트레이드를 정리하려면 몇몇 사람의 머리는 깨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7월 초만 해도 18만개(순자산 기준 140억달러 상당) 이상을 웃돌던 투자자들의 엔화 약세 베팅 계약은 지난주까지 약 60억달러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트리셰 전 총재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는 있지만,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패닉에 빠질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며 7월 미국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성장 영역에 머물렀음을 지적했다. 앞서 S&P 글로벌이 발표한 7월 미국 종합 PMI는 54.3으로 전월 대비(54.8) 소폭 하락했다. 이 수치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전날 급락을 딛고 일제히 1% 안팎 상승 마감했다. 고용 쇼크로 인한 경기 침체 공포가 과장됐다는 진단과 함께 투매심리가 진정된 여파다. 전날 일본 도쿄증시가 사상 최대 상승 폭으로 마감한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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