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밴스, 지독하게 이상해”…해리스 러닝메이트 직격

전웅빈 2024. 8. 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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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자들은 소름 끼치고, 지독하게 이상하다(weird as hell). 그게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이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러닝메이트가 된 첫날 경합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유세에서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붙인 ‘이상하다’ 슬로건을 꺼내 들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는 평범한 시골 중산층’을 강조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 J D 밴스 상원의원’ 조합과의 강력한 대비도 드러내려 했다.

전문가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노조원과 베테랑 경력을 지닌 노련한 정치가를 러닝메이트로 내세운 건 러스트벨트 경합주와 온건 성향 백인 유권자를 공략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진영을 적극적으로 상대하는 공격형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월즈 주지사는 6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과 나란히 무대에 등장해 “나는 네브래스카주 웨스트포인트의 주민 400명인 작은 마을 뷰트에 자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곳에서는 지역 사회가 삶의 방식이었다. 여름마다 농장에서 일했다”며 “부모님은 이웃에게 관대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한국 전쟁에 참전한 아버지의 격려로 17살에 주방위군에 입대했고, 24년 동안 자랑스럽게 이 나라의 군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고교 지리 교사 겸 미식축구 코치로 일한 경력 등도 언급했다.

월즈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미국 국민 편에서 싸웠다. 약탈자, 사기꾼과 맞섰고, 국제 갱단을 무너뜨렸다. 강력한 기업 이익에 맞서 싸웠고, 민중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손을 내밀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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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는 봉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자신을 돌보는 데 너무 바빠서 그것을 할 시간이 없다”며 “우리와는 조금 다르게 세상을 본다”고 비교했다.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는 자기를 위해 우리 경제를 약화하고, 법을 조롱한다”며 “그는 결코 여러분이나 여러분 가족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내가 자란 곳과 같은 (평범한 가정의) 주방 테이블에서 청구서를 어떻게 낼지 고민하지 않았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부자 친구들의 세금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지적했다.

월즈 주지사는 보수 정책집 ‘프로젝트 2025’를 언급하며 “트럼프는 그것이 우리 자유를 제한하고, 경제를 조작하고, 초부유층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트럼프가 돌아온다면 정확히 4년 전으로 되돌아갈 것이며, 이번에는 한층 더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월즈 주지사는 밴스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프로젝트 2025의 설계자(케빈 로버츠 헤리티지 재단 회장)의 신간 서문을 썼다며 “이 나라에 위험하고 뒤떨어진 의제를 공유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밴스는 예일에서 공부했고,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에게서 경력을 지원받았고, 자신의 커뮤니티를 비난하는 베스트셀러를 썼다”며 “그건 미국의 중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소파에서 일어나 나타날 의향만 있다면 나는 이 사람이랑 빨리 토론하고 싶다”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대선까지) 이제 91일 남았다. 별일 아니다. 죽은 뒤 자면 된다”며 “앞으로 매일 해리스 부통령 뒤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조시 셔피로 주지사나 노스캐롤라니아의 로이 쿠퍼 주지사 대신 월즈 주지사를 선택한 건 중도층과 백인 노동계급 유권자는 물론 시골 유권자에게까지 더 폭넓게 어필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월즈 주지사는 친서민·친노동자 성향의 정치인으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과 전미자동차노조(UAW) 숀 페인 위원장 등 진보계 인사의 지지도 받아왔다. 집토끼를 지키고, 중도로 확장하려는 이중 포석이 담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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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자유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최적의 파트너”라며 “두 중산층 자녀가 백악관까지 함께 갈 수 있는 게 미국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캠페인은 붉은 주에서 푸른 주까지, 내륙에서 해안까지, 농촌과 도시, 교외, 부족 커뮤니티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모든 미국인을 대표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 낙점은 당 안팎에서 긍정 평가를 받았다. 여당 내 야당으로 꼽힌 조 맨친 상원의원과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까지 그의 인선을 축하했다. 해리스 캠프는 월즈 지명 발표 이후 몇 시간 만에 2000만 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급진적인 좌파 듀오다. 이런 조합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미친 카마블라(카멀라 해리스 이름을 일부러 이상하게 말하는 것)는 정말 미쳤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캠프 브라이언 휴스 선임고문은 성명에서 “해리스는 팀 월즈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함으로써 급진 좌파에 무릎을 꿇었을 뿐만 아니라 위험할 정도로 진보적이고 약하며 실패한 자신의 의제 추진을 강화했다”며 “월즈는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산 에너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우리 국경에 대한 침공을 계속 방조하며, 세계가 3차 대전 직전인 상황에서 우리 적들을 대담하게 만드는 데 고무도장(rubberstamp·거수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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