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전설' 바일스 유니폼에 박힌 한글 6자, 무슨 뜻
역대 가장 위대한 체조 선수 반열에 오른 시몬 바일스(27·미국)가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3관왕으로 2024 파리올림픽을 마감했다. 2020 도쿄 대회에서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연달아 기권했던 그는 목표했던 5관왕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성공리에 올림픽 복귀전을 마쳤다. 바일스는 자신을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선수를 위해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치는가 하면 한글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나와 시선을 끌기도 했다.
바일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연기 도중 떨어져 5위에 그쳤다. 5관왕을 노리고 파리에 입성한 바일스는 그답지 않은 실수에 발목이 잡혔다. 바일스는 평균대 경기를 마치고 내려와 다른 선수들의 연기를 지켜보며 최종 순위 발표를 기다렸다. 긴장감 있는 그의 얼굴 아래로 한글이 적힌 미국 대표팀 유니폼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바일스는 평균대 경기 의상 위에 미국을 뜻하는 USA 글자와 나이키 로고가 그려진 대표팀 트레이닝복을 입었는데, 트레이닝복 안쪽 깃에 '누구든, 모두가'라는 한글이 적혀 있었다. 바일스가 한글이 박힌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가 올림픽 정신을 한글로 새겨넣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실제로 그는 같은 날 열린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결선에서 착지에서의 큰 실수로 0.6점 감점을 받아 은메달(14.133점)에 머물렀으나 금메달을 딴 레베카 안드라드(브라질·14.166점)를 향해 예우를 갖춰 큰 박수를 받았다.
안드라드가 금메달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바일스와 조던 차일스(미국·13.766점)는 2, 3위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뒤 양손을 뻗어 우승자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양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던 안드라드는 바일스와 차일스가 펼친 뜻밖의 세리머니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바일스는 "안드라드는 정말 놀랍다. 그녀는 여왕"이라며 "안드라드의 경기를 보는 게 매우 신났다. 관중들도 안드라드를 응원했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친 것에 대해선 "흑인 선수가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는 게 엄청나게 즐거웠다"며 "차일스가 제게 '우리가 고개를 숙이는 게 어떨까?'라고 말해서 '물론이지!'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바일스와 차일스의 세리머니에 안드라드는 "그들이 너무 귀여웠다"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저에게 이런 행동을 보여줬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항상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며 웃었다.
바일스는 8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 4개 종목을 석권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대회에서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 연달아 기권하며 단체전 은메달과 평균대 동메달을 목에 거는 데 그쳤다. 이후 많은 이들이 바일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고, 도쿄 대회 이후 2년간 멘털 회복에 집중한 그는 지난해에 복귀해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미국 대표로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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