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광복절+일요일 오후 6시 개시' KBO 결정 반긴 염경엽 감독 "7시 경기도 찬성" [잠실 현장]

19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8월 일요일 및 공휴일 경기가 오후 6시에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염 감독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1차전을 앞두고 "나는 (일요일 및 공휴일) 6시 경기 대찬성이다. 7시도 찬성"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혹서기 기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 2024 KBO리그 8월 일요일, 공휴일 경기 개시 시각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최근 무더위가 이어지고 폭염 특보 발령 등에 따라 관중과 선수, 현장 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KBO의 설명이다.

올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10개 구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일과 4일 LG와 롯데 자이언츠의 울산 경기, 4일 키움과 두산 베어스의 잠실 경기가 폭염으로 인해 취소되기도 했다. 1군 경기가 폭염 때문에 취소된 건 KBO리그 출범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현장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KBO는 이달 예정된 일요일 및 공휴일 경기를 오후 6시에 시작하기로 했다. 따라서 11일, 18일, 25일 일요일 경기와 15일 광복절 경기 개시 시각이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6시로 한 시간 미뤄졌다. 단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척스카이돔(15일 KIA 타이거즈-키움전 오후 5시, 25일 LG-키움전 오후 2시) 경기는 개시 시각 변경 없이 그대로 진행된다.

염경엽 감독은 "어차피 월요일에는 선수들이 쉰다. 선수들의 경우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우리 팀 같은 경우 여름에 훈련을 잘 안 하니까 상관없는데, 팬분들의 경우 (관람을 위해) 오후 3시부터 관중석에 앉아계시는 건데, 그때부터 땀구멍이 열린다"고 말했다.

과거 스카우트 시절을 회상하기도 한 염 감독은 "선수들이 연습할 때부터 앉아 있는데, 그걸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라스베이거스 같은 곳은 정말 낮에 덥다. 해가 저물어도 사우나 같은 느낌이다. 쓰러진 적도 있다. 그래서 사흘간 야구장에 가지 못했다"며 "팬분들께서 그 시간대에 앉아계시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스카우트도 자리에 앉아서 영상을 찍으며 땀을 뻘뻘 흘려야 하는데, 팬분들께서 그런 상황에 있는 게 아닌가"라고 전했다.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주말 인조잔디 환경인 울산야구장에서 폭염 취소를 두 차례나 경험한 염경엽 감독은 이승엽 두산 감독의 의견에 동의하기도 했다. 오는 20~22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을 소화하는 이 감독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서 포항야구장의 인조잔디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경기력도 그렇고 체력, 이동 거리도 문제다. 가장 더운 8월에 포항 경기가 편성된다는 건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납득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취재진으로부터 이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접한 염 감독은 "쉽지 않다. 또 문제가 될 것이다. 부상 위험이 커진다. 근육에 있는 수분이 다 빠지기 때문에 근육통이 올 확률이 몇 배는 높아진다고 본다. 사람이 몸에서 인지하는 온도가 중요하다. 갑자기 온도가 3~4도 정도만 올라가도 몸이 처진다"며 "봄이나 가을에 (인조잔디 구장에서) 하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