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 침체 공포 과도" 평가 속 일제 반등…나스닥 1.03% ↑
패닉셀 부른 美 침체 공포 과장 진단 잇달아
日 증시 급등도 투매심리 진정에 기여
안전자산 수요 줄며 美 국채 금리 급등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 침체 공포로 인한 급락 하루 뒤인 6일(현지시간) 반등에 성공했다.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을 부른 고용발(發) 경기 침체 공포가 과장됐다는 분석에 투매심리가 진정됐다. 전날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상승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4.39포인트(0.76%) 오른 3만8997.6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3.7포인트(1.04%) 상승한 5240.0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6.77포인트(1.03%) 뛴 1만6366.85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전날 급락세를 딛고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3.78% 뛰었고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도 3.86% 올랐다.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예상을 넘어서는 분기 실적 발표 후 10.93% 뛰었다. 중국에서 피자헛, 타코벨을 운영하는 윰 차이나 홀딩스와 데이터 분석업체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스도 실적 호조에 힘입어 각각 11.98%, 10.38% 올랐다.
아시아를 시작으로 미국까지 전 세계 주식시장은 하루 전인 지난 5일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미국 제조업 경기 위축에, 지난달 미 실업률까지 4.3%로 오르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된 여파다. 여기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이 트리거가 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자금 이탈을 촉발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규모는 아직 50~60% 수준이다. AI 거품 우려도 투심을 악화시켰다.
하지만 일본 증시가 월요일 폭락 사태인 '블랙 먼데이'를 딛고 이날 급등하면서 투자심리 개선을 견인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12.4% 급락해 198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후 하루 뒤인 이날 10.2% 급등했다. 2018년 10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과장됐다는 분석도 투심 회복을 이끌었다.
이날 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의 원인이 된 미국 경기 하강 불안과 관련해 "미국 경제는 침체를 겪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폭 전망은 기존과 같은 75bp(1bp=0.01%포인트)를 유지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미국 경제가 침체 국면이 아닌 만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전 긴급 금리 인하나, 9월 회의에서 금리를 50b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필요도 없다고 진단했다. 전날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용 수치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 침체로 보이진 않는다"며 "경제 성장은 꽤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올해 3분기 견조한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GDP 나우'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2.9%로 전망됐다. 지난 1일 내놓은 직전 전망치(2.5%) 대비 0.4%포인트 상향됐다. 미국 GDP 성장률은 1분기 1.4%, 2분기 2.8%를 기록한 바 있다.
월가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이번 글로벌 증시 폭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지난달 BOJ가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하면서 엔화 자금이 본국으로 속속 돌아가고 있다. 이 같은 자금 이탈이 증시 폭락의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트러이스트의 케이스 러너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저점이 왔다고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피해가 발생했고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몇 주간 압박이 가중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성장에 대한 공포는 과장됐다"며 "노동시장은 일부 냉각에도 여전히 비교적 건강하다"며 "다른 경제 지표도 아직 견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 감소로 국채 금리는 급등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오른 3.99%,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11bp 상승한 3.89%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경기 침체 공포가 과장됐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면서 소폭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26달러(0.4%) 오른 배럴당 73.2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18달러(0.2%) 상승한 76.4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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