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그라피티 예술가,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

손영옥 2024. 8. 7.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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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그라피티 예술가 허스크밋나븐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약 20만 명을 거느린 덴마크 인기 작가다.

거리의 담벼락에 휘갈기듯 그린 벽화와 함께 종이를 찢거나 오려서 만드는 '3D 드로잉', 액자 바깥 영역으로 회화를 확장한 '프레임 회화'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벽화든, 3D 드로잉이든, 프레임 회화든 허스크밋나븐의 작품은 대체로 일상에서 소재를 가져오고 만화적이며 위트가 넘친다.

특유의 유머 감각이 더욱 발휘되는 분야는 프레임 회화와 3D 드로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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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작가 ‘허스크밋나븐’
3D 드로잉·프레임 회화 등 인기


얼굴 없는 그라피티 예술가 허스크밋나븐은 인스타그램 팔로워 약 20만 명을 거느린 덴마크 인기 작가다. 거리의 담벼락에 휘갈기듯 그린 벽화와 함께 종이를 찢거나 오려서 만드는 ‘3D 드로잉’, 액자 바깥 영역으로 회화를 확장한 ‘프레임 회화’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가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 ‘빅 픽처’를 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2층 전시장 한쪽 벽면을 거리 담벼락 삼아 주황색 스프레이로 그린 벽화다. 밑그림 없이 단숨에 그렸다. 에너지가 넘친다.

벽화든, 3D 드로잉이든, 프레임 회화든 허스크밋나븐의 작품은 대체로 일상에서 소재를 가져오고 만화적이며 위트가 넘친다. 이를테면 요가 동작을 하고 명상을 하는 젊은 여성의 한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다. 한쪽 눈은 감았지만 다른 쪽 눈은 실눈을 뜬 채 스마트폰을 훔쳐보는 식이다. 한 손에 붓을 든 강아지가 꼬리도 붓처럼 사용해 초상화를 그리는 모습을 담은 벽화도 재미있다.

특유의 유머 감각이 더욱 발휘되는 분야는 프레임 회화와 3D 드로잉이다. 액자 안에 미끄럼틀을 타며 신나게 미끄러지는 아이가 있다. 그런데 액자 밖 벽면에는 이미 미끄럼틀에서 빠져나온 아이가 그려져 있다. 이렇게 작가는 액자 안과 밖을 연결시켜 캔버스를 무한 확장시킨다. 웹툰의 연속적인 화면을 액자 안과 액자 밖으로 치환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3D 드로잉은 작업실에서 귀가해 거실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와중에 탄생시킨 회화 형식이다. 메릴린 먼로가 바람에 부푼 치마를 부여잡는 명장면을 흑백 드로잉으로 그린 뒤 부푼 치마 부분은 종이를 찢은 뒤 구겨서 입체적으로 음영을 넣은 식이다.

최근 전시 개막에 맞춰 방한한 작가는 “아주 작은 실험에서 시작됐다. 단순한 종이 한 장으로 3D 드로잉을 할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조각을 거실에서는 만들 수 없지 않느냐. 3차원 작업을 할 수 있는 아주 빠른 방법”이라면서 말이다. 그는 “많은 재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한 예술을 즐긴다. 이걸 다른 사람들이 시도해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3D 드로잉’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따라하며 ‘나도 예술가’ 기분을 낼 수 있어서 아닐까. 10월 27일까지.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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