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뜨는 K-희귀의약품 ‘난치병·고수익’ 다 잡는다

김성훈 2024. 8. 7.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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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희귀질환은 총 7000여종.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공동 개발 중으로 지난 5월 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파브리병 치료제 'LA-GLA'는 글로벌 임상을 앞두고 있다.

GC녹십자와 국내 바이오 벤처 노벨파마가 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GC1130A'도 FDA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개발은 인류 생명과 건강을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명"이라며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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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희귀질환 7000여종·환자 3억5000만명
현재 치료제 개발돼있는 희귀질환은 5%에 불과
세제·시장독점 등 혜택… 가격도 높아 틈새 성장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희귀질환은 총 7000여종. 이중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얼마나 될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에 따르면 단 5%에 불과하다. 희귀질환 환자 수는 전세계적으로 3억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해당 질병은 환자 수가 적고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제약사가 선뜻 개발에 나서기 어렵다. 해외에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에 혜택을 주는 제도가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이 제도롤 활용해 글로벌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희귀난치성 질병이나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허가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치료법이 부족한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옵션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중요한 제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FDA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연구·개발(R&D) 세금 감면, 허가 심사 비용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유럽에서도 의약품 허가와 관련된 수수료 면제,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기업에는 이들 규제기관의 허가 심사수수료 부담이 적지 않다. FDA는 최근 전문의약품에 대한 2025년도 허가심사 수수료를 약 431만 달러(약 59억원)로 전년 대비 6.5%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FDA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은 물론 각국 규제기관의 신뢰를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지만 수수료가 매우 비싸 진입 장벽이 높다”며 “희귀의약품 지원 제도는 신약 개발 기업에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FDA와 EMA는 희귀의약품 개발 기업에 7~10년간 시장독점권도 인정한다. 해당 기간 특허를 보호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갈 수 있다. 희귀의약품은 가격대가 높기도 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2100억 달러(약 290조원)에서 2028년 3500억 달러(약 480조원)로 5년간 연평균 10.8%씩 성장할 전망이다.

규제기관은 희귀의약품 개발 기업에 임상시험 조언 등을 지원해 희귀의약품 신약의 성공률은 비희귀의약품 대비 높다.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희귀의약품으로 먼저 허가를 받고 이후 시장 규모가 큰 비희귀질환 분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기도 한다. 블록버스터 신약인 애브비의 ‘휴미라’, 로슈의 ‘아바스틴’ 등이 이러한 방법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지난해 FDA가 승인한 신약 55개 중 약 60%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공동 개발 중으로 지난 5월 FD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파브리병 치료제 ‘LA-GLA’는 글로벌 임상을 앞두고 있다. LA-GLA는 세계 최초 월 1회 피하투여 용법으로 개발 중이며 비임상 단계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효능을 나타냈다.

GC녹십자와 국내 바이오 벤처 노벨파마가 개발 중인 산필리포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GC1130A’도 FDA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면역항암제 GI-101의 메르켈 세포암에 이어 GI-102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육종에 대한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HLB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 요법에 대해 미국에 이어 유럽 EMA에서도 간암 치료 대상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대웅제약도 ‘베르시포로신’이 국내 특발성폐섬유증 신약 중 최초로 FDA 패스트트랙에 지정됐고 올해 초 EMA에서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 개발은 인류 생명과 건강을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명”이라며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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