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초등생반 열어요"…'용암영어'에 영어 사교육 신났다 [변별력 덫에 갇힌 영어시험]
" 대치동에서 하나의 기준으로 보는 휘문고 학생들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이후로 ‘족집게반 만들어달라, 클리닉 해달라’ 문의가 많았어요. ‘영어 때문에 역풍 맞는 것 아니냐’ 하는 분위기가 생긴 거죠. "
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만난 A영어학원장은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90점 이상)이 1.47%밖에 안 되는 ‘충격적인 현실’에 맞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학원은 여름방학 1인 클리닉 등 어려운 영어 수능에 대비한 맞춤형 강좌를 운영하고 있었다.
‘수능 최저’ 걱정…대치동 학원가 “특강 엽니다”
특히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영어 등급을 지키기 위해 학원을 찾고 있다고 한다. 최영득 대치명인 고입컨설팅총괄소장은 “정시에서는 영어 비중이 작아졌지만, 수시 최저 등급을 맞추려는 학생들은 한 등급, 한 등급이 무섭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일권 대치동 전일학원 대표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수요가 줄어든) 대치동 영어 학원들이 문을 많이 닫았는데, 6월 이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영어 과목에 소홀했던 이과 학생들도 정규 수업이나 특강을 찾는다는 얘기다.
사교육 줄인다던 ‘절대평가’…“오락가락 1등급에 취지 무색”
학부모가 영어 사교육에 들이는 비용도 줄지 않았다. 영어는 지난해 전체 사교육비(27조 1144억원)에서 가장 큰 비중인 29.5%(7조 9873억원)를 차지했다. 두 번째인 수학(7조 6350억원)보다 3000억 원 이상 많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는 2017년 7만 9000원에서 지난해 12만 8000원으로 62% 늘었다. 대치동의 B영어학원장은 “절대평가인 영어가 어려울수록 학원들은 ‘더 공부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초·중등 학원도 “영어 공부 더 해라”
대치동과 지방을 오가며 수업하는 한 영어 강사는 “다른 지역 학부모들도 ‘대치동에서는 영어를 일찍 끝내고 고등학교 때는 수학을 한다던데’라는 입시 전략을 얘기한다”며 “영어가 어려우면 사교육 붐은 오히려 초·중등에서 더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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