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입 연 안세영…회장은 편 바꿔 줄행랑, 감독은 묵묵부답 [올림픽]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항공편 바꿔 먼저 떠나
(파리=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배드민턴계의 부조리함을 지적한 안세영(삼성생명)이 '추가 폭탄 발언'을 예고하며 귀국길에 올랐다. 반면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의 '수장'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취재진을 피했다. 심지어 김택규 협회장은 항공편까지 바꿔 먼저 줄행랑쳤다.
안세영을 포함한 배드민턴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6일 오후 9시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향했다.
대표팀을 태운 비행기는 7일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 55분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파리 대회에서 메달 2개를 수확했다. 안세영이 여자 단식 금메달을, 김원호-정나은이 혼합복식 은메달을 따며 3개의 메달(금 1·은 1·동 1)을 가져온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1996년 대회에서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단식 우승을 비롯해 가시적 성과를 냈음에도 배드민턴 대표팀은 도망치듯 떠나기에 바빴다. 안세영발 '작심 발언' 여파다.
안세영이 5일 여자 단식 우승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보호와 관리 부실을 지적,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배드민턴계 내 공기가 무거워졌다.
안세영은 "내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크게 실망했다"며 배드민턴계를 겨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하고 싶었는데, (책임을)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에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고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관련한 입장을 표명해야할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 여론이 악화됐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졌다.
사태 후 두문불출하던 배드민턴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일정을 끝내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에 샤를 드골 공항에는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취재진이 운집했다.
출발 약 3시간을 앞두고 대표팀 선수들이 하나둘 공항에 도착했다. 안세영은 밝은 표정으로 김가은과 대화를 나누며 출국장으로 들어왔다. 먼저 와서 기다리던 안세영의 부모님이 딸을 반겼다.
앞서 대한체육회가 주최한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한 안세영은, 이번에는 취재진 앞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기자회견 불참은 자기 의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하면서 "(협회가) 대기하라고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면서 "협회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고 지시했는데, 내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안세영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불참한 것"이라던 대한체육회의 설명과는 상반된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자세한 것은 (법무)팀과 상의해야 한다. 한국에서 입장을 얘기하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후 안세영은 동료들과 수하물 발송을 위해 줄을 섰다. 마음이 심란할 만한 상황이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안세영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의 사진 요청에 웃으며 응했고, 같은 귀국편인 여서정(체조)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결승전 이후 딸을 보기는커녕, 연락조차 하지 못했다는 부모님은 안세영의 수속 절차가 다 마친 뒤에야 얼굴을 마주했고, 함께 출국장으로 향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은 취재진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안세영이 단·복식을 구분하지 않는 대표팀의 훈련 방식, 그리고 이번 일에서 한발 물러서는 감독의 모습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는데 대표팀의 최고 책임자인 김학균 감독은 입을 굳게 닫았다.
김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일관하더니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협회는 더 가관이었다. 김택규 회장 등 협회 수뇌부들은 일정을 앞당겨 이미 한국으로 향했다. 사실상 도망이었다.
당초 이들은 안세영 등 선수단과 같은 항공편을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안세영의 작심 발언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뒤 급하게 항공편을 바꿨다.
한편 이날 공항에는 배드민턴·체조에 더해 사격대표팀까지 모였다. 사격대표팀의 반효진·양지인·오예진(금메달), 은메달리스트 조영재·김예지(은메달)는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하며 '격랑에 휩싸인' 배드민턴대표팀과 대조를 이뤘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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