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영한 (5) 충현교회 출석… ‘천국 일꾼’ 마음으로 고등부 교사로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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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에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을 다니며 충현교회로 출석교회를 정했다.
당시 충현교회는 충무로5가에 있었다.
당시 충현교회를 출석교회로 택한 건 내가 머물던 고모 댁이 교회 지척에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4학년이 되면서 충현교회 추천으로 합동 측 목사후보생 시험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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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과 동시에 총신대 신학대학원 입학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장학생으로 유학
21세에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을 다니며 충현교회로 출석교회를 정했다. 당시 충현교회는 충무로5가에 있었다. 수천 명이 모여 예배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측 교단의 대표적 교회였다. 당시 충현교회를 출석교회로 택한 건 내가 머물던 고모 댁이 교회 지척에 있었기 때문이다. 고모가 충현교회에 출석했기에 나 역시 자연스레 충현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충현교회는 이종윤 신성종 이종표 김중석 이성근 오성종 육호기 유창무 목사와 김영삼 김차생 손경수 장로 등의 신앙 인물을 배출했다.
충현교회 담임인 김창인 목사는 말씀에 입각해 쉽게 설교하는 목회자였다. 예장합동에서 존경받는 목회자이기도 했다. 그의 교계 비중은 당시 저동 영락교회의 한경직 목사, 장충동 경동교회의 강원용 목사에 필적했다. 김창인 목사는 본래 예장고신 측이었는데 고신 측이 합동 측과 통합했다 다시 복귀하자 이에 거부하여 합동 측에 남았다.
기억에 남는 일화도 있다. 충현교회에서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있었을 때다. 기도회 휴식시간에 총회 발간 서적을 파느라 강단에서 현금이 오가는 걸 본 김 목사는 “교회당에서 장사한다”고 대로(大怒)했다. 그가 책들이 놓인 책상을 뒤엎은 기억이 선하다. 그만큼 신앙의 담대함과 윤리성에 예민한 목회자였다. 나는 김창인 목사의 설교를 매 주일 들으며 성경대로 믿는 개혁 신앙을 확고히 했다. 하지만 교회 위주의 신앙생활을 강조하는 건 개인주의적 협착성에 머무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역사적 칼뱅주의는 교회를 중심에 두면서도 교회주의에 매이지 않는다. 나는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하는 ‘신(新)칼뱅주의’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졌다.
김 목사는 젊은 시절 얻은 폐병과 투병하느라 공부를 많이 하진 못했다고 하지만 말씀을 깊이 성찰하는 그의 설교는 큰 영적 감화력을 줬다. 그는 미국에서 인정받지 못한 신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게 문제가 되자 당회장직에 사표를 내고 근신하는 도덕적 순결성을 보여줬다. 나는 교회 대학부에서 활동하면서 고등부 교사로 섬겼다. ‘천국 일꾼’이란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했다.
대학부 2학년 때 미국 템플대에서 한국교회사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개혁신학자 김의환 목사가 대학부 지도를 위해 부임했다. 매일 특강 형식의 강의로 좋은 신앙의 방향을 제시해줬다. 이때 그는 열린 개혁 신앙을 가르쳐줬다. 당시 세속주의와 사신론, 윤성범 감리교신학대 교수와 서남동 연세대 교수의 비성경적 견해를 비판하면서 올바른 개혁 신앙을 논했다. 김의환 목사는 1974년 스위스에서 열린 로잔대회에 한국교회 예장합동 측 대표로 참가했다. 로잔운동이 복음 전파에 우선성을 부여해야 하며 성경의 무오성에 기초한 선교 활동을 할 것을 천명했다.
대학 4학년이 되면서 충현교회 추천으로 합동 측 목사후보생 시험을 쳤다. 주로 성경에 대한 질문이었다. 목사후보생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성경 상식이라 무난히 통과했다. 1971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신대원 첫 학기에 김의환 박형룡 박아론 교수의 강의를 인상 깊게 들었다. 1학기만 수강하고 독일 초청 장학생에 선발돼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성주의에 기운 독일 신학에 대한 보수 교단의 우려에도 그해 6월 7일 독일 유학 여정에 올랐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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