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메달 안세영의 작심 폭로, 정확한 진상 조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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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 등 문제 공론화
이참에 대한체육회 전반 난맥상 점검·개혁을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 선수가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 운영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무릎 부상을 참으며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가 작심 발언을 쏟아내자 진상을 밝히라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안 선수는 금메달을 딴 직후 열린 기자회견과 개인 SNS 등을 통해 협회의 선수 부상 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 방식, 국제대회 출전 연령 27세 제한 관련 문제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금메달의 기쁨은 잠시였고, 아쉬움과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토로한 팬이 적지 않다. 안 선수는 지난해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 당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당시 첫 검진에서 오진이 났는데 협회가 선수 보호에 미진했다고 주장했다.
“대표팀과 같이 가기 힘들다”는 자신의 발언이 국가대표 은퇴 시사로 해석되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은퇴가 아니라 선수 보호 및 관리에 대한 것”이라고 SNS를 통해 해명했다. 협회와 감독을 거론하면서 “권력보다는 소통에 대해 언젠가는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공론화한 배경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안 선수는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체계적이면 좋겠다”면서 선수 지원·육성을 위한 협회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배드민턴 대표팀 운영이 그동안 국제대회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복식 위주였고 단식은 소홀히 했다는 게 안 선수의 인식이다. “자유란 이름으로 선수를 방임했다”는 안 선수의 지적에 대해 배드민턴협회 측은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하지만 협회는 2018년 해외 대회에 나가면서 선수 6명은 이코노미석을, 임원 8명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구설에 올랐다.
안 선수의 이번 문제 제기를 일축하지 말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 메달 색깔에 연연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는 올림픽에 도전하는 과정 자체에 큰 의미를 둔다. 소통을 중시하고 절차와 공정을 강조하는 젊은 세대의 문제 제기에 귀 기울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논란에 대통령실까지 진상 조사를 약속했다. 다만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체육계 비리 근절을 지시했으나 흐지부지된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양측의 입장을 듣고 정확한 진상을 가려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배드민턴협회는 물론 연간 4800억원의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사용하는 대한체육회 운영 전반에 걸쳐 낡은 운영 방식이나 시스템이 드러나면 지도부 인사를 포함해 혁신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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