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박흥주 대령 ‘행복의 나라’
천만 영화 ‘서울의 봄’에 이어 1979년이 또 한 번 스크린에 등장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 새 영화 ‘행복의 나라’(14일 개봉·사진)다. 79년 10·26 대통령 암살사건에 연루된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 대령(이선균)의 재판과정을 그렸다.
처음엔 명성을 노리고 박태주 변호에 뛰어들었다가 군부정권에 좌지우지되는 재판 과정에 분노하는 변호사 정인후(조정석)는 당시 기록을 참고해 만든 허구의 캐릭터. 박흥주 전 육군대령이 모델인 박태주를 비롯해 군사반란을 주도하는 합수부장 전상두(유재명) 등은 실존 인물에 역사적 의미를 덧입혀 각색했다.
앞서 영화 ‘그때 그 사람들’ ‘남산의 부장들’ 등에선 그리 부각되지 않은 박흥주 대령을 법정영화 주인공으로 소환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사건 당시 유일하게 현역 군인이었기에 군사재판 단심제가 적용돼 첫 공판 후 불과 16일 만에 최종 사형 선고가 내려진 극적 상황 때문이다. 또 하나, 극 중 군사정권을 압축한 전상두의 이중성과 대비되는 인물이어서다. 극 중 박태주 대령은 “군인은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일관된 주장을 편 반면, 재판부를 겁박해 그를 내란죄로 몰아간 전상두는 같은 해 12·12 사태를 주도해 상관인 계엄사령관을 납치한다.
박흥주 대령은 육사 출신으로 초고속 승진한 엘리트였지만 군인 봉급 외에는 한눈팔지 않고 달동네 생활을 했다고 알려진다. 추 감독은 6일 간담회에서 “박흥주 대령의 중요한 팩트는 좌우 진영을 떠나 참군인이자 가정에 성실하고 인간적으로 훌륭했다는 평가를 받는 점”이라고 했다. ‘서울의 봄’을 잇는 팩션 영화가 여름 극장가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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