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트럼프는 기괴해" 팀 월즈, 해리스 부통령 후보 됐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은 대선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를 6일(현지시간) 지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글을 통해 “2024년 (대선행) 티켓을 위해 팀 월즈에게 함께하자고 요청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알렸다. 월즈 주지사 역시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이번 선거에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하게 돼 일생일대의 영광”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에게 가능성의 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저는 올인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 러닝메이트로 유색 인종 여성 대통령 후보(카멀라 해리스)와 백인 남성 부통령 후보(팀 월즈)라는 전례 없는 조합이 탄생됐다. 11월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팀 월즈 대(對)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대통령 후보)-J D 밴스(부통령 후보) 간 대결로 대진표가 확정됐다.
월즈 주지사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미네소타주 남부 지역이 정치적 기반이며 진보 색채가 짙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백인 노동자·농민 유권자 공략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실제로 민주당 관계자는 CNN에 “월즈는 트럼프에게 빼앗겼던 많은 유권자들과 비슷한 외모와 말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농촌 지역의 일부 민주당원에게 캘리포니아 출신 대선 후보(카멀라 해리스)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런 배경에서 월즈 주지사가 해리스의 보완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오하이오주 흙수저’ 출신으로 시련과 역경을 딛고 성공 스토리를 쓴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의 대항마로도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C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저녁까지도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고 이날 오전에야 팀 월즈 주지사로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월즈 주지사는 2006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미네소타 제1선거구)에서 처음 당선된 뒤 내리 6선에 성공했고, 이후 미네소타 주지사로 재선됐다. 그는 지난달 23일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겨냥해 “이 사람들은 정말 기괴하다(weird)”고 한 뒤 민주당에서 ‘트럼프는 기괴해’ 캠페인이 유행하면서 부통령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일요일인 지난 4일 워싱턴 DC 자택에서 팀 월즈 주지사를 비롯해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3명과 심층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자신과의 ‘케미’(호흡)와 외연 확장 능력 등을 감안해 월즈 주지사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네소타주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라는 점과 월즈 주지사에 대한 전국적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그의 득표력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마리화나 합법화 등 법안에 서명한 팀 월즈는 확고한 진보주의자”라고 평하며 “미네소타는 대선 격전지가 아닌 만큼 해리스 캠프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는 6일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시작으로 5일간 위스콘신·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애리조나·네바다 등 경합주 순회 유세에 들어간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월즈 부통령 후보 지명 소식이 나오자 곧바로 비판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팀 월즈는 통치하는 법을 모르는 무능한 자유주의자”라며 “그와 카멀라 해리스는 잘 어울린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 관계자는 “월즈가 부통령 후보로 선택된 건 해리스가 급진적 자유주의자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이승호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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