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김포 북변재개발 본격화…김포뉴타운에도 ‘햇살’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서울과 김포를 잇는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 2번 출구로 나와 고개를 돌리니 흰색 펜스로 둘러친 아파트 공사 부지가 눈에 띈다. 한눈에 봐도 부지 자체가 넓어 보이는 이곳은 김포 북변4구역을 재개발한 ‘한강수자인오브센트’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동, 3058가구로 구성됐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2116가구(전용면적 50~103㎡)다. 이르면 올해 8월 일반분양으로 나올 예정이다.
김포는 지역마다 서울 접근성이 차이가 난다. 고촌읍이나 풍무동 일대는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속한다. 지하철 1~2개 코스면 바로 김포공항까지 이동 가능하다. 다만 2020년 이후 지은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드문 편이다. 고촌역 주변에는 여러 아파트 단지가 있지만 대부분 2010년 이전에 준공했다. 고촌행정타운한양수자인아파트나 김포고촌우방아이유쉘아파트 등은 2010년 이후 준공했지만 단지 규모가 크진 않다. 풍무역 주변에는 풍무센트럴푸르지오(2018년 준공, 2467가구)나 풍무푸르지오(2712가구, 2016년 준공) 등이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꼽힌다.
김포한강신도시가 위치한 구래동이나 장기동, 운양동 등은 고촌읍이나 풍무동보다 안쪽에 위치했다. 서울까지 가려면 지하철로 약 20~30분 소요된다.
한강수자인오브센트가 자리 잡은 걸포북변역 일대는 김포공항역에서 구래역, 양촌역까지 이어지는 김포골드라인의 한가운데 위치한다. 걸포북변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15분, 마곡나루역까지 2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북변재개발은 김포시 사우동, 북변동, 감정동 일대 구도심 200만㎡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북변4구역 외에도 3·5구역이 사업을 진행 중이며 3구역은 한창 이주가 진행되고 있다. 4개 구역 사업이 마무리되면 북변동에만 약 7000가구가 거주하는 신흥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북변동 북쪽에 위치한 걸포지구에는 이미 여러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걸포북변역을 둘러싸고 걸포동과 북변동 일대 개발이 마무리되면 걸포동과 북변동은 약 1만4000가구가 거주하는 김포의 주거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북변3 이어 4구역도 일반분양 눈앞
서울 아파트 시장이 반등하면서 경기도나 인천 등 수도권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여러 도시 중 현재 각종 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김포시가 서울의 비싼 집값을 대체할 만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김포에서는 장기동과 운양동, 구래동, 마산동 일대에 만들어진 김포한강신도시가 대표적인 주거지역으로 꼽혔다.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조성된 사업으로 무려 5만6000가구, 약 15만명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최근엔 김포시 재정비촉진지구(김포뉴타운)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김포시 구도심 정비사업은 2009년 시작됐다. 당시 김포시는 구도심 정비사업 일환으로 북변동과 사우동 일대 김포뉴타운, 양곡리 일대 양곡뉴타운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이 중 양곡뉴타운은 주민 반대로 2년 만인 2011년 뉴타운에서 해제됐다.
김포뉴타운 역시 순탄하지는 않았다. 낮은 사업성과 저조한 주민 참여율 때문에 정비구역 숫자가 처음 15곳에서 7곳으로 줄었다. 우여곡절 끝에 북변재개발은 2020년부터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20년 6월 4구역, 같은 해 9월 3구역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으면서 사업에 속도를 냈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5년 만인 올해 4월 김포뉴타운에서 처음으로 일반분양에 나선 단지도 나왔다. 북변3구역을 재개발한 ‘김포북변우미린파크리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 단지 일반분양 501가구 모집에 총 1398개 통장이 접수돼 2.79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급 가구가 가장 많은 59㎡A 타입은 7.3 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일반분양을 했거나 곧 일반분양이 예정된 3·4구역과 달리 상업지구가 중심인 5구역의 경우 사업 속도가 더딘 편이다. 북변5구역은 2013년 조합설립에 이어 2017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비대위가 두 차례에 걸친 조합설립인가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까지 갔지만 비대위 측이 모두 패소했다.
북변5구역에는 19개동 2186가구 공동주택, 2개동 125실 오피스텔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조합 측은 내년까지 보상 협의,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2026년 착공 후 2030년 완공 예정이다. 다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상업지구 특성상 사업에 속도가 붙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사 기간을 포함하면 앞으로 7~8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변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3~4구역은 사실상 사업이 마무리 단계인 반면 5구역은 이주하고 철거까지 끝나는 데 아무리 빨라도 3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변재개발 외에도 김포에는 곳곳에서 도시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북변동 북변2구역, 사우동 사우4구역, 풍무동 풍무구역, 감정동 감정4지구, 걸포동 걸포4지구, 사우동 풍무역세권 개발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주변 시세는 반등 중이라는데
결국 관건은 광역교통망 확충
각종 개발 호재가 반영됐기 때문일까. 김포시는 경기도에서 지난해 말 대비 7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한 몇 안 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4주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2.2로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92.8)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김포시는 지난해 12월 88.3에서 올해 7월 4주 88.5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걸포3지구를 개발한 한강메트로자이2단지(2456가구)는 올해 7월 전용 99㎡가 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전용 84㎡ 또한 올해 7월 7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해당 면적 중 처음으로 7억원대를 돌파했다. 현재 나온 전용 84㎡ 매물도 대부분 7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됐다.
한강신도시 내 아파트도 전고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조금씩 회복 추세다.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3차 전용 84㎡는 올해 7월 5억4300만원에 거래됐다. 2017년 준공한 이 단지는 김포골드라인 마산역 초역세권 아파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용 84㎡ 매물은 대부분 4억원대 초중반에 거래됐지만 올해 7월 5억원대를 회복하면서 전고점 대비 90% 수준까지 올라섰다.
향후 김포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변수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입주 물량 급감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김포시에 예정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1696가구로 예상된다. 지난 10년(2014~2023년)간 김포시에서 연평균 6540가구가 입주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내년과 2026년 사이 추가로 입주할 아파트는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7년 후 북변재개발을 중심으로 공급이 재개되는 만큼 입주 물량 감소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두 번째 변수는 교통망. 지난 2019년 김포골드라인 개통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김포 시민들의 서울 접근성은 예전과 비교해 크게 나아졌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김포골드라인은 규모에 비해 이용하는 사람이 워낙 많아 ‘지옥철’로 악명이 높다.
서울 5호선과 2호선 김포 연장, GTX-D노선, 인천 2호선 고양 연장 등 추가 철도망 구축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문제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노선이 없다는 점이다. 아파트 숫자 대비 대중교통 사정이 열악한 것은 분명한 만큼 각종 지하철 연장 노선이 어떻게 김포로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
“김포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북변·걸포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기존 한강신도시보다 좋은 편”이다. 다만 김포골드라인만으로 이 많은 인구를 수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대중교통망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1호 (2024.08.07~2024.08.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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