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금싸라기’ 라첼스 흥행에 다 함께 ‘들썩’
# “마포구에 몇 안 남은 재개발 지역이에요. 동시에 용산 개발의 배후 주거지가 될 수 있단 기대감이 높아 매수 문의가 많아요.” (공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공덕역 4번 출구를 나와 먹자골목으로 접어들어 걷다 보면 ‘공덕한화꿈에그린’ 아파트가 눈에 띈다. 2004년 준공된 192가구 규모의 작은 단지지만 ‘쿼드러플 역세권’이라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꾸준한 아파트다. 공덕한화꿈에그린 바로 북쪽부턴 노후 주택가가 등장한다. 최근 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공덕6구역과 공덕7구역이다. 6구역 역시 166가구 규모 ‘미니 단지’지만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냈을 정도로 사업 속도가 빠르다.
바로 옆 공덕7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 사무실 인근에는 ‘정비구역 지정을 축하한다’며 1군 건설사들이 내건 현수막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6·7구역 사이에는 최근 1순위 공급에서 163.95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공덕1구역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6·7구역에서 서쪽으로 만리재로를 건너 등장하는 주택가는 공덕8구역이다. 이곳은 최근 1564가구의 아파트 대단지를 공급하는 정비계획이 통과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2015년 공덕자이 이후 재개발 시계가 멈췄던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일대 재개발 사업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공덕1구역이 일반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부지런히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거나, 이제 막 정비사업이 확정된 구역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용산과 가까운 데다 5·6호선과 공항철도·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공덕역과 5호선 애오개역을 이용할 수 있는 입지라 마포구 내에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신통기획’ 7·8구역 구역 지정
가장 최근에 소식을 전한 곳은 이제 막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공덕8구역(옛 공덕A구역)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 31일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소위원회를 열고 ‘공덕8주택정비형 재개발 사업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결정’을 수정가결했다. 지난해 7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이 확정된 지 1년여 만이다.
공덕동 11-24번지 일원에 위치한 공덕8구역은 만리재로와 접해 있는 구릉지다. 사업지 규모가 8만2586㎡로 큰 편이지만 그간 개발 사업이 더뎠다. 1990~2000년대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추진됐으나 실질적인 주거환경은 개선되지 않았고, 만리재로변 옹벽 등으로 인해 주변과 단절돼 있었다. 이제 공덕8구역은 지상 26층, 15개동 1564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 5월 말 서울시는 공덕7구역을 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정비계획을 확정했다. 지난해 7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이 확정된 지 10개월 만이다. 내년 초 조합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덕동 115-97 일원에 위치한 공덕7구역은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사업이 부진해 2015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위기를 겪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띤 2021년에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사전 타당성 검토를 다시 시작했고 주민의견조사에서 동의율 70%를 넘기며 정비구역 재지정 절차를 밟았다. 계획안에 따르면 공덕7구역은 임대아파트 106가구를 포함한 총 703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현재 주민 4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240여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리재옛길 변으로는 근린생활시설과 부대복리시설, 공동이용시설이 들어선 연도형 상가가 계획됐으며 공공청사 용지에는 주민센터 등이 들어설 전망이다.
정비구역 해제 위기를 수차례 넘긴 공덕6구역은 지난 6월 말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10월 마포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접수한 뒤 약 8개월 만의 성과다.
공덕6구역은 7·8구역과 비교하면 규모는 한참 작지만 사업지가 평지인 데다 사업 속도가 빠른 게 장점이다.
공덕6구역 재개발 사업은 1만 1301.4㎡ 용지에 지하 3층~지상 20층, 3개동, 총 16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지을 예정이다. 전용 44㎡ 19가구, 전용 59㎡ 80가구, 전용 84㎡ 67가구 등 중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게 특징이다.
공덕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2010년 3월 정비구역으로 진행된 이후 부침이 많았는데 14년 만에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라면서 “가구 수는 적지만 평지인 데다 지하철역이 가까워 공덕1구역 못지않게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평당 5천만원 ‘마자힐’ 이어갈까
서울에서도 알짜 부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공덕동 일대는 주변 입지상 서울역 일대 개발과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수혜 지역으로 주목받는다.
5호선 노선을 기준으로 동쪽에 3885가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비롯해 ‘마포프레스티지자이1·2단지’ 등 쟁쟁한 랜드마크 단지가 수두룩하지만 동쪽의 정비사업 구역들이 갖는 장점도 꽤 크다. 시청, 용산 등 주요 업무 중심지로 이동이 편리한 입지인 만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본격화하면 배후 주거단지로서 기능해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아직 사업성을 논하기는 너무 이르지만 최근 공덕1구역을 재건축해 공급한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 분양 성적표를 보면 개발 후 시세를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는 있다.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는 서울 강북 대단지 아파트로는 최초로 3.3㎡당 일반분양가가 5000만원(평균 5150만원)을 넘어 주목을 받았다. 전용 84㎡가 17억원대, 전용 59㎡는 13억원대였다.
일각에서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강남권과 함께 서울 인기 지역으로 통하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라는 점에 힘입어 1순위 공급에서 163.95 대 1의 경쟁 끝에 청약이 끝났다.
앞으로 공덕6·7·8구역 시세도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를 기준으로 매겨질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공덕8구역의 경우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전 대지면적이 93㎡(약 28평), 감정가액이 8억6500만원인 다가구주택이 11억2500만원대에 매물로 나온 바 있다. 웃돈이 2억6000만원가량 붙은 셈이다. 다만 7·8구역의 경우 신속통합기획 사업을 진행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만큼 매물을 구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수하려면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후 2년간 실거주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며 “그럼에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임대를 주며 투자하려는 매수 문의가 꽤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1호 (2024.08.07~2024.08.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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