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란 선수는 기억나요?…무리뉴, 충격의 기억상실 "토트넘 시절 전혀 모르겠어"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조세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에서의 시간을 잊고 싶었던 모양이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6일(한국시간) 무리뉴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 조 추첨 이후 토트넘을 공개 저격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챔피언스리그 대진이 확정된 뒤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 관해 명확한 견해를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은 페네르바체가 챔피언스리그에서 LOSC 릴과 맞붙을 준비를 하는 동안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토트넘을 조롱했다"며 무리뉴 감독의 발언을 주목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명가 페네르바체의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 감독은 현재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예선을 치르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1차 예선 루가노(스위스)와의 2연전에서 각각 4-3, 2-1 승리를 거두며 2차 예선에 진출한 상태다. 상대는 프랑스의 명문 구단 릴이다.
매체는 "무리뉴가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에 처음 참여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받았고 그는 처음엔 이 단계를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무리뉴는 이내 자신이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진출을 위해 세 차례에선 경기를 치렀다는 사실을 기억했다"라고 덧붙였다.
무리뉴는 릴 원정을 앞두고 발언하면서 "이번이 내겐 처음이 아니다. 두 번째다. 난 토트넘에서의 경기를 잊었다. 당시 난 토트넘을 이끌고 예선 경기를 치렀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게 벌어진 두 번째 경우다. 하지만 UEFA 유로, 그리고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있을 때 한 달 뒤 곧바로 시즌을 시작하는 건 처음이다"라고 부연했다.
무리뉴는 나아가 "이는 내 일을 두 배는 어렵게 한다. 왜냐하면 선수들이 유로 대회를 치르고 여러 시기에 팀에 복귀하는 선수들과 공식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총 40차례 훈련을 진행했다. 아마도 우리는 최대 10명의 풀 스쿼드로 훈련할 수 있었다. 선수들은 차례로 팀에 합류했고 내 일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게 우리가 처한 상황이다. 변명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무리뉴는 "난 항상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걸 선호한다. 내일, 우리 팀과 선수들은 프레드의 부재를 제외하고 더 나아질 것이다. 우리는 이 경기에 동기부여가 돼 있다. '누구는 이번 시즌 동기부여가 무엇인지, 챔피언스리그나 리그 우승인지 묻는다. 난 항상 같은 답변을 내놓는다. '내 동기부여는 항상 다음 경기'다"라고 밝혔다.
무리뉴는 지난 2019년 11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후임으로 토트넘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 막판까지 총 86경기를 지휘한 그는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전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전격 경질됐다.
2007-2008시즌 후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무리뉴는 토트넘에서 경질되면서 토트넘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남아있다.
지난 3월에도 무리뉴 감독은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치오 로마노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클럽에서는 구조적으로 감독이 되어야 하면서 테크니컬 디렉터가 되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역할도 해야 한다. 클럽과 선수를 보호하는 이미지도 갖춰야 한다. 이는 감독들이 좋아하지 않는 일이다. 왜냐하면 감독들은 감독으로서 해야 하는 일만 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모습은 감독이 경기장, 훈련장, 라커룸, 터치라인에서 감독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나는 인터밀란에서도 감독이었고, 레알에서도 감독이었다. 첼시에서도 역시 감독이었고, 포르투에서도 감독으로 있었다. 다른 클럽에서는 감독이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무리뉴 감독이 언급한 인터밀란과 레알, 첼시, 포르투는 무리뉴 감독의 커리어에서 성공적으로 감독직을 마쳤던 클럽들이다.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 시절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두 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첼시에서는 프리미어리그(PL) 최소 실점 기록을 세우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인터밀란에서는 구단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하며 팀에 영광의 시대를 안겼다.
다만 토트넘에서는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이 커리어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팀은 토트넘이 유일하다. 토트넘을 떠난 뒤 부임한 AS로마에서도 무리뉴 감독은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최정상에 섰다.
지난해에는 "토트넘 팬들이 내 말을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내 커리어에서 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유일한 클럽은 토트넘이다. 아마 경기장이 비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레비 회장은 내가 결승전에서 트로피를 얻도록 하지 않았다"라며 "포르투,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유대감을 느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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