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살리기 위한 생각뿐”…·유재명·故이선균과 빚은 ‘행복의 나라’ [종합]
이주인 2024. 8. 6. 17:39
“시나리오 보면서 저 같아도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더하면 더했지.”(조정석)
배우 조정석이 분노 연기로 깊은 울림을 빚어냈다. 올여름 그의 두 번째 영화 ‘행복의 나라’에선 시대의 불의에 맞선 변호사로 분해 1979년 소시민을 대변했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행복의 나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조정석과 유재명, 추창민 감독이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0.26 이후 12.12 군사반란을 맞이하기 전 진행된 일명 ‘쪽지재판’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이날 추 감독은 “큰 사건보단 숨겨진 이야기,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겨 이야기 하고 싶어 선택했다”며 “필름 느낌을 내고자 기술적으로 구현했고, 중요했던 것은 배우들의 감정이다. 최대한 디테일하게 잡도록 앵글을 신경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극 중 조정석은 변호사 정인후 역으로 자신의 승패를 넘어 시대의 불의에 저항했다. 이날 그는 “당시 재판 기록과 재판 속의 많은 분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라며 “어디까지나 객관적으로 접근하려 노력했다. 저도 사람이다 보니 연기하다 보면 복받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를 조절을 잘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극 중 박태주를 살리기 위한 생각 밖에 안 했다. 시나리오 보면서도 저 같아도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감정이입이 자연스럽게 됐다”고 부연했다.
조정석이 살리려 고군분투하는 인물은 박태주(고 이선균)로 실존 인물 박흥주 대령을 가공했다. 추 감독은 “그분이 어떤 범죄를 일으키고 결과를 받았다는 것보다 중요한 팩트는 인간적으로 훌륭한 분이었다는 것”이라며 “이념을 떠나 이 사람은 ‘참군인’이었고, 가정에도 성실한 분이 었다. 행적에 논란이 있었다면 (모티브로 삼기) 주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대령의 유가족과는 수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정석과 극 중 대립각을 세운 유재명은 배후에서 박태주 재판을 조종한 합수부장 전상두 역을 소화했다. 추 감독은 “특정한 누군가를 가리키기보다 그 시대의 야만성 자체를 표현하기 위해 재명씨가 부단히 노력했다”고 짚었다.
유재명은 “작품의 결을 따라 절제하고, 주어진 것 안에서 표현하고자 했다”며 “사람을 바라보는 눈의 광기, 가만히 머금는 조소, 고개는 끄덕이지만 부정하는 뉘앙스 같은 섬세한 디테일을 찾으려 노력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고 이선균과의 추억도 나눴다. 조정석은 “이선균 배우와 제가 한편이고, 유재명 배우와는 적대적인 관계지만 현장에서는 삼형제처럼 즐거웠다”며 “이선균 배우님은 너무 좋은 형이고 같이 연기할 때만큼은 열정이 뜨거웠으나 끝나고 나선 따뜻했다. 영화를 함께하게 되어 지금도 너무 좋고 행복하다”고 돌아봤다.
유재명은 “며칠 전 라디오서 우연히 ‘영화는 다시 찾아볼 수 있지만 사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는 멘트를 들었다. 이 영화 통해서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다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주인공으로 극을 이끈 조정석도 아낌없이 칭찬했다. 유재명은 “영화 보는 내내 정석이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구나 생각했다. 이야기의 끝을 아는데도 조정석을 따라가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영화를 봤다”며 “조정석은 멋진 배우고, 현장에서도 즐겁게 알콩달콩 톰과 제리처럼 작업했다. 앞으로도 같이 함께 배우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했다.
‘행복의 나라’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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