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침낭 들어간 '잠자는 공주'…벌떡 일어나선 금메달 땄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야로슬라바 마후치크가 경기장에서 잠을 자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자 높이뛰기 결승이 열린 4일 마후치크는 경기 중간중간 경기장에 녹색 매트를 깔고, 침낭 속으로 들어가 눈을 감고 누웠다. 가방은 낮잠을 돕는 베개로 사용됐다.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절체절명의 긴장된 순간에도 느긋하게 잠을 청한 그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툭툭 자리를 털고 일어나 힘껏 날아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발에 푸른 눈, 이목구비가 뚜렷한 마후치크에게는 '잠자는 공주'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누워있을 때 편안하고 가끔 구름을 보기도 한다"며 "때때로 하나 둘 셋 넷 숫자를 세거나,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긴장을 푼다. 이곳이 경기장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고 자신의 특별한 의식에 대해 설명했다.
이같은 루틴이 생긴 건 2018년부터다. 높이뛰기는 기다리는 시간이 긴데,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컨디션 조절에 좋지 않아 눕기 시작했다. 그는 경기장에 올 때 요가 매트를 들고 온다. 백팩에는 침낭과 여분의 양말이 들어있다. 가끔 후드티를 입을 때도 있다.
타임지는 '침낭 속에서 쉬던 우크라이나 높이뛰기 선수, 금메달을 따다'라고 마후치크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올림픽 공식계정에 올라온 마후치크의 잠자는 모습에는 1만개의 좋아요가 쏟아졌다.
그는 "침낭에 있으면 비가 내려도 상관없다"면서 "스파이크를 신기 때문에 침낭을 1년에 한 번씩 바꿔준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지난 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육상 여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 00를 뛰어넘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마후치크는 2m10을 뛰어넘은 세계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그는 "운동선수만 5000명이 숨졌다. 그들은 경쟁할 수도 없고, 이 분위기를 느낄 수도 없다. 난 금메달을 따 기쁘다. 이건 그들을 위한 금메달이다"라고 말했다. 또" 올림픽은 평화를 상징하는 대회임에도 러시아는 (폭격을) 멈추지 않았다. 올림픽 기간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 대규모 공격이 벌어졌다"고 평화를 호소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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