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터리 불 확률 0.025%” 홍보 2달 만에 청라 화재
‘인천 아파트 화재’ 벤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를 제조한 업체가 사고 두 달 전 공개적으로 “이미 0.025%에 불과한 전기차 화재 확률을 더 줄일 수 있다”며 기술력을 자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였는데 이 방식이 더 강한 ‘열 폭주’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파라시스 에너지는 지난 1일 오전 6시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연쇄 폭발로 대형 화재를 일으킨 벤츠 전기차 EQE350 세단에 탑재된 배터리를 제조한 회사다. 당시 폭발로 주변 차량 140여대가 전소하거나 불에 그을렸다. 주민 약 120명이 대피하고 20여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파트는 물과 전기 공급이 끊겼다.
파라시스는 ‘미래를 위한 혁신: 전기차를 위한 안전한 배터리 개발’이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해당 글에서 전기차 화재 발생 가능성이 지금 기준으로도 내연기관차보다 10~100배 낮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미국 보험사 오토인슈어런스EZ 통계에 따르며 휘발유 차량은평생 전체의 1.53%가 화재가 발생하지만 전기차는 (이 비율이) 0.025%에 불과하다”며 “파라시스가 개발한 열 확산(TP) 중단 같은 신기술은 미래에 이런 비율을 더욱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다. 오토인슈어런스EZ는 자동차보험 견적 비교 서비스 업체다.
파라시스는 “배터리 시스템에서 배터리 셀의 열 폭주는 현실적으로 가정할 수 있는 가장 큰 배터리 사고”라며 “원인은 기계적 손상, 내부 셀 손상 또는 과열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 결과는 심각하다”며 “배터리 팩 내부에 뜨거운 가스와 빛나는 입자가 형성되고 화재로 다른 셀과 부품들의 온도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회사는 “이렇게 원치 않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응성이 낮은 화학물질(리튬·철·인산)을 사용하거나, 리튬·니켈·망간·코발트 산화물(NMC811)처럼 더 강력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경우 적절한 설계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니켈·망간·코발트(NCM)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대신 일정 고온에서도 폭발하지 않아 안전하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 안정성이나 가격경쟁력에 우선순위를 두면 LFP가 낫지만 강력한 배터리 성능을 원하는 회사들은 NCM을 선호한다. NCM 타입은 열 폭주 가능성이 큰 만큼 안전 설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파라시스 설명이다. 화재 차량은 NCM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점점 강력해지는 배터리 시스템은 안전성과 서비스 수명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다”며 “전기차의 발전을 위해서는 안전성과 성능 보장을 위한 배터리 기술의 지속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 설립된 파라시스는 세계 10위 배터리 제조사다. 벤츠는 2020년 이 회사 지분 3%가량을 인수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화재 확률 0.025%” 홍보 2달 만에 청라 화재
- 이용대 ‘도핑 논란’도 협회 실수 때문…안세영 저격에 재조명
- 필리핀 보모 100명 입국… 이용료 최소 月 238만원
- 마약에 취한 손님들… 진주 ‘베트남 노래방’ 잇단 적발
- 안세영 “배드민턴도 양궁 같았으면…‘은퇴’ 곡해 말길”
- “꿈 포기 말길”… ‘한 팔 탁구’ 올림픽 투혼에 박수갈채
- “10년간 혁신은 없을 것”… AI 거품론에 주가 ‘박살’
- ‘3관왕’ 임시현에 “활 자국 시술할 거냐”…인터뷰 논란
- “몰랐다 하자”… 명문대생 마약 동아리 실체
- “에어컨 없어 창문 열었더니 벌레 득실”…선수들 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