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시' 열사병·열탈진 환자 급증…"열대야 위력 커졌다"
폭염이 일상화하면서 열사병·열탈진 등 온열질환도 최근 10여년 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낮보다 상대적으로 덜 더운 심야·아침 시간대에 발생한 환자가 더 빠르게 늘었다. 기후변화 속에 열대야가 길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오전 0~10시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한 2011년 30명에서 지난해 307명으로 증가했다. 12년 동안 10.2배로 뛴 것이다. 오후 시간대(정오~오후 7시) 발생한 환자는 같은 기간 330명에서 1788명으로 5.4배가 됐다. 둘 다 빠르게 늘긴 했지만, 뜨거운 낮보다 밤사이 발생한 환자의 증가 폭이 훨씬 큰 셈이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오전 0~10시에 발생한 누적 환자 수가 217명(5일 기준)에 달하면서 전체 환자의 12%를 차지했다. 특히 습한 무더위가 이어지는 최근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 시간대 환자 수는 일주일 만에 100명 늘었고, 전체 대비 비율도 0.9%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안윤진 질병청 기후보건·건강위해대비과장은 "원래 정오~오후 5시 위주로 온열질환에 주의하라고 안내했지만, 오전도 안심할 수 없어 시간대를 명시하지 않는 쪽으로 바꿨다"면서 "새벽에도 응급실에 실려 오는 경우가 더러 있는 만큼 환자 발생의 시간대 구분이 흐릿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른 시간대 환자가 늘어난 건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위력이 점차 커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올해 전국의 평균 열대야 발생일(4일 기준)은 12일로 평년(3.7일)보다 훨씬 길어졌다. 강원 강릉 등에선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열대야의 강도도 세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타고 전반적인 기온이 갈수록 올라가는 만큼 앞으로가 더 문제다. 안윤진 과장은 "올해도 요즘 같은 더위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0~10시 환자 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온열질환에서 안심할 시간대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꾸준히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게 좋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만큼 밤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실내 온도를 적절히 시원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폭염 특보나 기온 같은 기상 상황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히 더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대처가 어려운 노인과 아동, 만성질환자는 실외활동 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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