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입법강행에 “금투세 폐지 협상하자” 나선 추경호

손국희 2024. 8. 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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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민생·경제 문제를 부각하며 쟁점 법안 강행 처리를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8월 임시 국회에서는 쟁점 법안을 상정하지 말고 민생 법안부터 여야 합의로 처리할 것을 제안했다”며 “견해차가 크지 않은 법안은 8월 말까지 처리하고, 이견이 있지만 시급한 현안은 여·야·정 협의로 대안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인 민주당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추 원내대표는 전날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8.77% 하락하는 등 주가가 폭락한 것을 언급하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거듭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주식 시장 변동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금투세 폐지 논의를 더 지체할 수 없다”며 “여야가 지금 당장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소득의 20%(3억원 이상은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정부·여당은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에서는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완화론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추 원내대표는 금투세 외에도 민생 현안을 줄줄이 거론했다. 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개혁이 하루 늦어질 때마다 기금 손실 1000억 원씩 늘어난다는 경고가 있다”며 “8월 말까지는 국회 연금 특위를 구성해 여·야·정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부동산 문제를 두고는 “문재인 정권의 ‘미친 집값’이 재연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며 “하루빨리 집값 안정을 위한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간호사법·반도체법·기간전력망법 등 처리가 한시가 급하다”며 “방송장악 4법(방송4법), 불법파업조장법(노란봉투법)처럼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정쟁 법안보다 훨씬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하며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추경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는 최상목 부총리. 전민규 기자

22대 국회 개원 뒤 민주당은 입법 강행을 이어가며 ‘독주 모드’다. 8월 국회 첫날인 5일 본회의에서도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단독 표결로 처리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기대는 것 외에는 여당만의 뚜렷한 방어책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추 원내대표가 민생·경제 법안부터 합의 처리하자며 입법 강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6일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추 원내대표는 “이견을 좁히기 위한 여야 논의부터 시작하자는 취지”라며 “민주당도 우리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주가 폭락 사태를 언급하며 “금투세 폐지를 초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7일 예정된 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연기하기로 한 것을 겨냥해 “단 하루의 주가 하락에 놀라서 토론회도 못 열 정도라면 금투세 강행을 그만 둬야 한다”고 적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한 대표는 “민주당이 우리 국민의힘과 금투세 토론회를 같이 했으면 한다. 그게 민생 토론이고 민생 정치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입법 강행,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상황에서 여야 협의 없이는 법안 처리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야당이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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