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무사 마씸" 무슨 말? 제주어모바일사전이 다 알려준다

제주의소리 원소정 2024. 8. 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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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준 제라헌 대표, 제주어모바일사전 검색 서비스 제공

[제주의소리 원소정]

 제주어모바일사전(www.jejudic.kr) 홈페이지.
ⓒ 제주의소리
 
"삼촌은 무사 아파마씸?" -2022년 방영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나온 제주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나오는 생소한 제주어를 언제 어디서나 검색해볼 수 있게 됐다.

'MZ세대를 위한 제주어플랫폼'을 표방하는 '제주어모바일사전(www.jejudic.kr)'이 8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제 휴대전화나 PC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언제 어디서나 제주어 검색이 가능해졌다.

궁금한 제주어가 있으면, 바로 '제주어모바일사전'을 검색해, 검색란에 찾고자 하는 제주어를 입력하면 풀이와 용례가 뚝딱 나온다.

제주어모바일사전에는 검색란과 더불어 '제주어문학관'과 '제주어동영상관' 방들이 추가로 준비돼 있다. 제주어로 된 시, 소설, 희곡 등 문학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유튜브와 연결된 제주어 드라마 등 동영상을 통해 생생한 제주어를 접할 수 있다.

'소도리' 방에서는 검색되지 않는 제주어를 제보하거나 문의할 수 있으며 제주어에 관한 질의응답이 자유롭게 가능하다. 거기에다 제주어시, 속담, 어법, 게임 등을 매일 제공하는 '멘날멘날 제주어챌린지'는 수시로 이 사이트를 찾게 만드는 유인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어모바일사전은 '검색'을 주기능으로 하되 그것을 훨씬 넘어선다. 'MZ세대를 위한 제주어플랫폼'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제주어문학관이나 제주어영상관 등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제주어를 모르는 MZ세대에게 '제주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제주어모바일사전은 이달 서귀포에 자리한 제주어교육연구소에서 개발됐는데, '제줏말작은사전(2021, 도서출판 제라헌)'의 개정증보판의 성격을 띠며 수많은 제주어 사전과 자료를 수렴, 보강해 만들어졌다. 추후 웹사전이라는 특징을 십분 활용해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 나가며 언젠가는 제주어에 관한 모든 정보와 교육의 기회를 한번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터넷 떠도는 제주어 정보, 오히려 제주어 훼손"
 
 김학준 도서출판 제라헌 대표가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어모바일사전 활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제주어모바일사전을 개발한 김학준 도서출판 제라헌 대표는 6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현대 구글(Google)과 같이 모든 제주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상에 떠도는 제주어 관련 정보들은 상당량이 편협되거나 흥미 본위로 만들어지고 제공되고 있어서 오히려 제주어를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시키고 있기도 하다"며 "제주 출신이나 제주어 혹은 제주문화에 관해 관심을 두고 있는 외지인들이 '저 제주어가 표준어로 무슨 뜻이지?'라고 궁금해할 때 오류들을 걸러내어 보다 정확한 제주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어모바일사전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휘 중심의 단순한 제주어 검색은 언젠가 네이버 등 AI가 주도하는 대형 검색엔진의 몫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제주어모바일사전은 단순한 제주어 검색을 넘어 제주어 교육 플랫폼을 지향한다.

제주어는 한국어나 영어 등처럼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어서 AI의 도움을 얻어 어휘만 추가로 터득하면 되는 '정상 언어'가 아니다. 유네스코가 공식화하고 제주인들이 절감하고 있는 '소멸 위기의 언어'다. 그 원인이 어떻든 제주어 사용자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제주어모바일사전이 제주어 '보존'을 넘어서 제주어 '전승'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달리 말하면, 발굴된 제주어를 담아두는 '저장소'를 넘어, 발굴된 제주어를 활용해서 '농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게 돕는 '저수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다.

'제주어 문턱' 낮추기 희망
 
 김학준 도서출판 제라헌 대표가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제주어모바일사전 활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모바일사전의 시작은 유네스코의 소멸 언어로 지정된 제주어가 언제부턴가 주변에서조차 들리지 않으면서다.

김 대표는 "어디를 가나 제주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보기 어려운 요즘"이라며 "드문드문 들리는 제주어가 반가워 고개를 돌려보면 나이가 지긋한 고령층이거나 시내가 아닌 농어촌 지역에서 온 이들이 대부분이다. 가방끈이 길어질수록 제주어를 쓰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제주어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으로 한계가 있다.

김 대표는 "제주어 육성 조례, 교육 활성화 조례 등에 입각해 행정에서도 제주어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많은 정책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문제는 실효성이다. 배워서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주어를 지향하는가. 지금으로썬 '반짝'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끝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어는 어렵기 때문에 배우는 과정을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지만 학교에서 정규 교과 시간을 뺏어 제주어를 공부하라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제주어는 익힌다 해도 외국어와 같잉 활용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이렇다 보니 이벤트성 제주어 알리기에 그치면서 몇 개 단어를 배우는 것에 머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주어모바일사전이 제주어가 봉착한 위기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제주어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김 대표는 "제주어모바일사전은 웹사전이기 때문에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제주어 모바일 검색'에 관한 화제를 촉발할 수 있다"며 "소멸 위기의 제주어를 보전하기 위한 관심과 힘을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키워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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