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기선 ‘나홀로 방미’...미 MRO 첫수는 현대重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2024. 8. 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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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MRO(Maintenance·Repair·Overhaul, 유지·보수·정비) 사업을 두고 강대강으로 정면충돌하는 가운데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김동관 한화 부회장보다 한발 앞서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을 접견했던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사안을 단독으로 취재한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정 부회장이 키를로스 델 토로 장관과 극비리에 독대했었다면서요?

<기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과 비밀리에 대면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미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월 10일에서 15일 사이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등 본토 내 주요 군 시설에서 델 토로 장관을 만났습니다.

미측 고위 관계자는 정 부회장과 델 토로 장관이 자리에서 미 해군 MRO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사업별 규모와 시기 등을 구체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방미는 앞선 델 토로 장관의 방한에 답방 차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델 토로 장관은 지난 2월 HD현대중공업의 울산조선소와 한화오션의 거제조선소를 직접 둘러보며 기업별 MRO 역량을 확인한 뒤 수장들을 현지로 초청했습니다.

이후 제가 기업과 군 관계자 등을 통해 들은 바에 따라 정기선, 김동관 부회장이 4월 미 출장길에 오를 것이라고 3월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

<앵커> 결론적으로는 미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델 토로 장관의 국내 특수선 양강 수장 초청 직후 미 해군 MRO 사업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며 출장이 불발됐다는 추측까지 나왔는데요.

어떤 이유 때문이었습니까?

<기자> 일본이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4월 미일 정상회담에 미 해군 MRO 건을 공식 상정하고 관련 사안을 협의했습니다.

양국이 현지 시각 4월 10일 방산 협력을 강화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일본 조선사들은 비전투함뿐만 아니라 전투함까지 MRO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미군 기지를 모항으로 둔 미 해군 7함대 항공모함 등 일부 선박이 일본 조선소에서 수리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국내 특수선 업체들 입장에서는 첫 단추를 채 꿰기 전 장애물을 맞닥뜨린 것입니다.

두 나라의 긴밀한 공조에 우리나라가 후순위로 밀린 듯 했지만 물밑 작업 끝에 정기선 부회장과 델 토로 장관의 만남이 극적으로 성사됐던 것입니다.

미국 해군이 대한민국 조선사들의 기술력과 설비 등에 만족했다며 일본향 외 잔여 물량의 MRO를 한국이 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다녀온 우리 해군 출신 해양외교안보 전문가는 MRO가 K방산의 미래 먹거리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듣고 오시죠.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 나토 정상회의가 끝난지 한 달여가 됐지만 지금까지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토 회원국 관계자들이 한국의 MRO 사업 역량에 관해 많은 문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K방산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가격 대비 성능 그리고 빠른 납기 측면에서 우리 조선사들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김동관 부회장의 방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최근 SK까지 MRO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선두주자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본 사업을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요?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달 각각 미 해군 MRO 사업에 앞으로 5년 동안 입찰할 수 있는 자격인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습니다.

두 기업은 이후 각각 신중론과 속도전을 강조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미 해군의 MRO 사업 입찰 제안을 거절한 데 이어 올해에는 미 MRO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직전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이 제안한 MRO 사업 건이 보급선 위주로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신조로 꽉 찬 국내 조선소의 도크를 빼거나, 해외 조선소를 인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관계자는 이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를 구축해야 한다”며 “필요 시 필리핀 수빅 조선소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유일의 이지스구축함 연구개발 주관사인 현대중공업이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의 MRO를 목표로 숨을 고른다고 관측합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총 1억 달러(한화 약 1,4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직전 컨퍼런스콜에서 5년 연속 적자를 낸 필리조선소를 두고 “자사의 자동화, 용접 로봇 기술 등을 적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3년치 일감이 쌓여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 해군 MRO 사업 입찰 제안을 수락했고, 이달 중순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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