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체제 첫 당정, 티메프 피해 구제에 5000억원 수혈

김민정, 조수진 2024. 8. 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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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당정협의회에서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유동성 자금 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6일 국회에서 한동훈 당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티메프 미정산 사태’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최 경제부총리,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뉴스1


당정은 이번주 당장 5000억원 가량의 유동성 자금을 수혈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300억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1700억원)을 통해 총 2000억의 긴급경영안정자금(대출) 지원을 시작한다. 8∼9일께 신청자를 받는다. 3000억원 이상 규모로 신용보증기금, 기업은행 저리 대출 지원도 병행한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피해 기업이 빠른 시일 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 집행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정산 기일 단축을 위한 입법 절차 속도도 빨라진다. 현행 유통업법상 정산 기일(40∼60일) 적용 대상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만 한정돼 있는데 당정은 이 법안을 개정해 적용 대상 업종을 플랫폼·PG 업체까지 늘리고, 그 기간도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인근에서 환불 등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종의 ‘에스크로(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한 정산금 지급 방식)’ 제도로 통하는 판매 대금 별도 의무 관리 제도도 마련된다. 플랫폼·PG 업체는 사실상 금융회사 역할을 하면서도 금융 당국의 감시·규제 칼날을 비켜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티메프는 소비자 결제 금액을 두 달 넘게 자체적으로 보유하면서 무이자 격으로 기업의 무리한 자체 투자에 활용하는 등 쌈짓돈처럼 써왔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당정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위탁형 e커머스는 금융기관적 성격이 있어서 필요한 규제는 반드시 따라야 한다”며 “에스크로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당정은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전날 국내 증시가 폭락한 것과 관련, 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금투세 폐지 같은 이벤트 효과는 6개월 전부터 반영된다”며 “이번 폭락을 기점으로 금투세 폐지에 대해 초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자신의 SNS에도 “대만은 1988년 금투세와 유사한 주식 양도세 도입 발표 직후 주가가 36.2%나 폭락했다. 우리가 왜 그 길로 가야 하나”라고 적었다.

추 원내대표는 “이번 주가 폭락을 계기로 우리 주식시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증시는 오를 때는 조금 오르고 내릴 때는 많이 내리는 시장으로 투자자들에게 인식되고 있어 많은 투자자가 미국 등 해외 증시로 떠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우리 증시의 상승 동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가 뭔지, 우리 증시가 대외 충격에 취약한 근본 원인이 뭔지 분명히 분석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한 대표는 당 최다선인 6선 주호영 의원, 5선 권영세·윤상현·조배숙 의원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자리를 가졌다. 전날 조경태·권성동 의원에 이어 당 중진과의 두 번째 식사 자리다. 이 자리에서 호남 출신의 조 의원이 지난 21대 국회 당시 정운천 전 의원이 추진한 ‘호남 동행’을 한 대표에게 건의했고, 한 대표도 그 자리에서 단번에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의도 연구원 개혁 등 여러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 했다”며 “당 변화에 대한 한 대표의 의지가 아주 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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