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EW]팁 안 받는 키오스크, 가격 연동은?

2024. 8. 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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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만들어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갖가지 비용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팁이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옵션의 성격이라면, 미국에서의 팁은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가 응당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심지어 팁을 책정하는 기준이 업종에 따라 다르고 종업원이 어느 정도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도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가 인건비를 일일이 알아내고 계산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감당해야 한다.

물론 팁과는 다르게 소비자가 그 비용을 일일이 계산할 수고로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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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비스 종업원에 팁 문화
韓, 직원 인건비에 포함되어 업주가 부담
키오스크 등장으로 변환 국면 맞아
아직 식당 등 가격 반영 체감 안돼

상품을 만들어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갖가지 비용이 든다. 이 비용 중 얼마가 인건비고 얼마가 재료 값이며 얼마가 임대료인지 소비자는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 하지만 미국에는 소비자가 비용을 잘 알아야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팁의 경우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건비가 가격에 포함이 되어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서비스에 따라서 인건비가 가격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종업원이 음식을 나르고 다 먹은 그릇을 치워주는 인건비는 음식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식당 손님은 음식값은 음식값 대로 내고, 따로 종업원에게 주는 인건비를 ‘팁’이라는 이름으로 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팁이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 옵션의 성격이라면, 미국에서의 팁은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가 응당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소비자가 당연히 팁을 주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기에 고용주가 종업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최저 임금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주마다 다르지만 일반 최저 임금이 10달러 정도로 정해져 있다면 종업원들의 최저 임금은 약 2달러로 책정되어 있다. 어차피 손님들이 팁을 줄 것이기에 고용주가 애초에 임금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혹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이 팁을 너무 적게 주면 종업원이 손님에게 항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필자는 미국에서 10년을 넘게 살았지만 여전히 팁 문화를 선호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인건비의 책임을 고용주가 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전가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팁을 책정하는 기준이 업종에 따라 다르고 종업원이 어느 정도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도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가 인건비를 일일이 알아내고 계산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감당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일반적인 식당에서는 음식값의 약 20%를 팁으로 내야 하는데 영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15%를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뷔페같이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다주지 않는 곳에서는 약 10%만 팁으로 내도 된다. 일반적인 카페에서는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 미용과 관련된 업종의 경우는 약 10% 정도의 팁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6명 이상 정도 되는 단체가 서비스를 이용하면 업장 자체에서 일률적인 팁을 포함해서 계산하기도 한다. 따라서 단체 손님의 경우 계산서에 이미 팁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에 따로 추가로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가 고지된 가격 외에 인건비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팁 문화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응당 고용주 혹은 판매업자가 감당해야 하는 인건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주문받고 계산을 하는 일련의 작업은 종업원이 수행했고 이에 따라 업장에서 인건비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무인화 기계가 도입되고 나서는 이러한 작업을 고스란히 소비자가 수행하게 되었다. 물론 팁과는 다르게 소비자가 그 비용을 일일이 계산할 수고로움은 없다. 그렇지만 고용주가 서비스 노동비용을 일부분 내재화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비슷하기도 하다.

그런데 무인화 기계를 도입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용은 과연 가격에 반영되는 것일까. 셀프 주유소의 경우는 기름값이 대체로 더 저렴한 걸로 보아 비용 절감이 가격 인하에도 반영되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 일반 식당이나 마트에서는 가격이 변화하는 것을 체감하기 어려운 것 같다.

서보영 美 인디애나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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