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청소車 220여대 총 동원…서울시, 폭염 대응 단계 최고 격상
서울시가 폭염 위기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폭염 재난안전대책본부(재대본)를 가동했다. 서울시가 폭염 때문에 재대본을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6일 오전 8시 30분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긴급폭염 재대본 관련 상황단 회의’를 개최하고 이처럼 결정했다. 온열 질환자가 급증하면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온열 질환자는 감시체계를 운영하기 시작한 5월 20일부터 8월 4일까지 84명을 기록했다. 이 중 2명은 사망했다.
서울시 폭염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서울시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온열질환 의심 사망자가 2명 발생하고, 7월 31일부터 발효한 폭염 경보를 7일째 유지하면서 강도 높은 폭염 대응 단계 조정 검토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폭염 재대본은 10개 반으로 구성한다. 재난홍보반, 행정지원·자원봉사반, 상황총괄반, 생활지원반, 야외근로자대책반, 도로 살수반, 에너지 복구반, 자원 지원반, 의료·방역반, 구조·구급반 등이다.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에도 각각 폭염 재대본 가동을 권고했다.
폭염 위기단계를 격상하면서 서울시는 물청소차 220여대를 운영한다. 도심 온도를 낮추기 위해 주요 간선도로와 유동 인구가 많은 일반 도로를 중심으로 오전 10시~오후 5시 사이에 하루 5~6회 시원한 물을 살포한다.
쿨링로드도 최대치로 가동한다. 쿨링로드는 지하철 유출 지하수를 이용해 도심 도로에 물을 뿜어 노면 온도를 떨어뜨리는 장치다. 폭염 특보 시 하루 최대 5회, 지하수가 충분하면 추가로 가동한다. 시청역 등 도심 13곳에서 쿨링로드를 가동하면 도로 온도가 약 7~9도 떨어진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무더위에 취약한 야외 현장 건설노동자 보호 대책도 마련했다. 서울시가 발주한 공사장에선 폭염 경보 시 무더위 시간대를 피하도록 1~2시간 조기 출근하는 유연 근무제를 활용한다. 안전 관련 긴급 작업 등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오후 2~5시에는 야외 작업 중단이 원칙이다.
무더위쉼터 연장 운영…공사장 작업 중단
도서관·지하철역·경로당 등 일부 무더위 쉼터는 평일 저녁 9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주말·공휴일에도 문을 연다. 쉼터 운영정보는 서울시 재난안전정보 포털 ‘서울안전누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달·택배 노동자가 쉴 수 있도록 캠핑카·편의점 등 공간에 30여개 쉼터를 만들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밖에 길거리 음식 등으로 인한 식중독 예방을 위해 전통시장도 점검한다.
오세훈 시장은 “장마 후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체감온도 35도 수준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폭염 취약 계층인 쪽방촌·어르신 등 1인 가구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온열 환자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비상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 기준 온열 질환자는 전국적으로 1690명을 기록했다. 서울 등 165개 구역에 폭염 경보를 발령한 상황이다.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소방청도 온열 질환 의심 환자 출동 건수가 90건을 기록했다. 병원 이송 건은 78건, 미이송 건은 12건이다.
무더위 속 냉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여름철 에어컨 관련 화재도 증가세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9∼2023년 발생한 아파트 화재(1만4112건) 중 여름철(6∼8월) 화재는 4018건으로 28.5%를 차지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에어컨을 쉬지 않고 사용하면 합선·단락 등 전기적인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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