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죽는 게 '당연'해지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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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있다 보면 온도 변화에 민감해진다.
사무실에서는 더워도 에어컨을 쉽게 켜지 않는다.
그래서 폭염이 찾아올 때면 언제 에어컨을 켤 수 있을지 주기적으로 사무실 온도를 확인한다.
지금보다 온도 변화에 민감했던 때가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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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 기자]
▲ CLIMATE JUSTICE NOW. Global climate change strike protest demonstration - No Planet B |
ⓒ markusspiske on Unsplash |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 있다 보면 온도 변화에 민감해진다. 사무실에서는 더워도 에어컨을 쉽게 켜지 않는다. 에어컨을 켜는 기준은 영상 30℃ 혹은 습도 80%, 상당히 기준이 높다. 그래서 폭염이 찾아올 때면 언제 에어컨을 켤 수 있을지 주기적으로 사무실 온도를 확인한다. 30℃에 도달하지 않는 아슬아슬한 온도가 계속 유지되면 선풍기와 씨름을 하다가 어느새 지쳐버리기도 한다.
지금보다 온도 변화에 민감했던 때가 또 있었다. 9년 전 여름, 일본의 한 대안 공동체에서 '한 달 살기'를 한 적 있었다. 당시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조건 중 하나가 공동체의 일을 하는 것이었고 나는 비닐하우스에서 일했다.
한여름 비닐하우스 안은 숨이 턱턱 막혔다. 어지럽고 머리가 핑 돌았다. 이때 직감적으로 알았다. 폭염이 도시와 자본에서 먼 곳에서부터 사람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는 것을. 대도시 한복판에서 나고 자란 나는 이런 경험들이 없었다면 어쩌면 영원히 몰랐을 것이다.
지난 4일 온열 질환으로 3명이 사망했고, 올해 누적 사망자는 11명이다. 숫자는 차갑고 가볍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뜨겁고 무겁다. 하지만 우리는 이 죽음을 숫자로만 접하는 우리는 익숙해질 것이다. 교통사고 숫자에 매일 놀라지 않는 것처럼, 기후위기가 일상이 돼가면서 이같은 죽음도 일상이 될 것이다. 어쩌면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매년 폭염과 폭우로 사람이 죽는 게 '당연한'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다.
싫다. 사람이 죽는 게 익숙해지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다. 역사학자 후지이 다케시 선생님은 "미래에 살고 싶은 사회를 상상"해보라고 말했다. 상상력이 부족해서 인지 아직 어떤 사회에 살고 싶은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싫은 건 분명하다. 사람의 죽음이 익숙해지는 사회에서는 살기 싫다.
어쩌면 당신도 그런 미래가 싫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아직 희망은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함께 막을 수 있다. 더 이상 몇몇 정책결정자들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도록 놔두지 말자. 우리 손으로 기후위기를 막자.
다가오는 9월 7일 '기후정의행진'에 함께 나서자.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어떤 지향성을 가지든 상관없다.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기후시민전선(People's front against climate crisis)'을 만들어 보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환경운동연합 블로그나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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