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구 "살인범만 연기하다가…더 뻔뻔하게, 멜로 원해" [인터뷰 종합]

김유진 기자 2024. 8. 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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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엄태구가 '놀아주는 여자'로 성공적인 로맨틱 코미디 도전을 마친 소감을 털어놓았다.

엄태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 종영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6월 12일부터 8월 1일까지 방송된 '놀아주는 여자'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형님 서지환(엄태구 분)과 키즈 크리에이터(한선화)의 반전 충만한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로, 엄태구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세상의 편견 속에서 육가공업체 '목마른 사슴'을 운영하는 서지환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1983년 생으로, 2007년 영화 '기담'으로 데뷔해 드라마 '구해줘2', '홈타운' 등을 비롯해 영화 '밀정'(2016), '택시운전사'(2017), '낙원의 밤'(2021) 등에서 선굵은 연기로 카리스마를 보여왔던 엄태구는 '놀아주는 여자'를 통해 필모그래피에 첫 로코 작품을 올리게 됐다.


이날 엄태구는 "어두운 작품들을 많이 해서 밝은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사실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고백하면서 "살인범 연기 같은 것을 많이 하지 않았나. 그 때 '놀아주는 여자' 대본을 만나게 됐다. 이렇게 괜찮게 느껴지는 것이 쉽지 아닌데, 대본이 재밌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무해하고 귀여운 작품이었다. 조금 겁은 났는데 도전해보고 싶었고, 하루이틀 정도 고민한 뒤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한선화와 커플 호흡을 맞추며 술에 취한 귀여운 얼굴부터 다정함을 가득 담은 눈빛까지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엄태구의 변신이 차츰차츰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엄태구는 지난 달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FUNdex) 조사에서 드라마·비드라마 전체를 총망라한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앞서 한선화와 '구해줘2'에 같이 출연했던 엄태구는 더욱 편한 로코 연기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면서 "(한)선화 씨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 너무 반가웠다. 첫 촬영 때도 어색함 없이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저는 촬영하면서 약간 헤매고 감이 잘 안 잡히면 4~5번 테이크를 가기도 하는데, 한선화 씨는 순발력과 집중력이 좋아서 한두번의 테이크만으로도 무언가를 찾는 것 같더라.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칭찬했다.

서지환이 이끄는 육가공 업체 목마른 사슴의 직원 주일영(김현진), 곽재수(양현민), 정만호(이유준), 양홍기(문동혁), 이동희(재찬)를 연기한 동료들에게도 고마워했다.

엄태구는 "서지환이 고민에 빠지는 순간이 드라마 중반부터 있었는데, 잘못하면 분위기가 처질 수 있었지만 목마른 사슴 식구들이 다 재미로 살려주지 않았나. 촬영을 하면서도, 방송을 보면서도 너무 든든했다"고 웃어 보였다.

로코 신을 연기할 때는 일명 '현타'(현실자각타임,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끼는 순간)를 느낄 때도 있었지만, 아무리 부끄러워도 "진짜처럼 하자"는 마음을 되새기며 한 장면 한 장면을 완성해갔다.

엄태구는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로코 장르 출연에 어머니가 특히 기뻐했다는 반응을 전하며 "일단 엄마가 많이 좋아하셔서 기분이 좋다. (이전과 다르게) 밝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드라마이다 보니 TV에 (제 얼굴이) 많이 나오지 않나"라고 뿌듯해했다. 

'가려진 시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엄태화와 형제 사이이기도 한 엄태구는 '(작품에 대해) 형과도 얘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냐'는 물음에 "형과는 예전 어렸을 때보다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둘 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말이 좀 많아졌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친동생이자 영화계 동료로 자신을 존중해주는 엄태화 감독이 전했던 앞선 칭찬들을 얘기하자 "제 앞에서 대놓고 하지는 않는다. 사람 많은 곳에서 좀 더 좋게 포장해서 말해준 것일 수도 있다"고 다시 넉살을 부려 유쾌함을 더했다.

'놀아주는 여자'를 시작으로 로코를 포함한 더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엄태구는 "앞으로도 안해봤던 류의 멜로, 로코를 많이 해보고 싶다. 사실 그건 시켜주셔야 제가 할 수 있는 것이지 않나. '놀아주는 여자'를 찍어봤으니, 다음에는 더 뻔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눈을 빛냈다.

사진 = TEAMHOPE, 베이스스토리·아이오케이·SLL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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