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지킴이는 문화유산 청소만 하냐고요? 아닙니다

손아영 2024. 8. 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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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로서 7월에 함께한 문화유산 보호 활동, 이렇게 다양합니다

[손아영 기자]

 행궁과 산성로터리 일대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는 지킴이와 산성밖학교 학생들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지난 7월, 나는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로서 문화유산 보호와 홍보를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이번 활동은 단순한 정화 작업을 넘어, 남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시민들과 소통한 뜻깊은 시간이었다.
'산성밖학교'와 함께한 남한산성 탐방교육, 그리고 정화  
 
  정화활동 사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김영환회장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7월 5일, 지킴이들은 남한산성 마을회관에서 '산성밖학교' 학생들을 맞았다. 이곳에서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김영환 회장은 조선시대 주요 관방 유적이자 산성도시였던 남한산성의 역사적 배경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며 문화유산으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한산성은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으며, 그 역사적 중요성과 건축적 가치를 잘 보존해온 장소이다. 
학생들은 이 설명을 통해 남한산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문화유산의 가치와 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산성안에 있는 행궁의 역사적 기능과 정화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이경구 부회장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이후, 남한산성 행궁에서 함께 전각을 쓸고 닦는 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고운 손길로 외행전과 내행전의 무거운 문들을 열고, 진지한 눈빛으로 바닥에 쌓인 먼지를 정성스럽게 제거해 나갔다. 문화유산을 대하는 학생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담긴 수고로움과 순수한 열의는 필자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고, 초심을 다잡게 만들었다. 
학생들도 이 활동이 단순한 청소를 넘어, 산성의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행궁과 같은 역사적 장소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문화유산 보호의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행궁권역을 정화하고 있는 산성밖학교 학생들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행궁권역을 정화하고 있는 산성밖학교 학생들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정화 활동을 마친 후, 학생들은 "정화 활동을 직접 하고 나니, 이러한 활동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나누었다. 필자 역시 이번 활동이 학생들에게 긴 여운으로 남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이들이 문화유산 보호에 지속적으로 참여해주길 기대했다.
세계관악컨퍼런스, 외국인 만나 남한산성 알리기
 
 방문객 안내봉사를 하고 있는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인화관에서 프린지페스티벌 질서 유지 및 안내 봉사를 하고 있는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프린지페스티벌 행사 안내 봉사를 하는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7월 19일, 지킴이들은 광주시에서 열린 세계관악컨퍼런스(WASBE) 기간 동안 인화관에서 진행된 프린지 페스티벌에서도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이 행사는 수많은 외국인과 내국인 방문객이 참여한 국제적 행사로, 필자도 지킴이들과 함께 방문객들을 위한 남한산성의 전각 안내와 인화관 내 질서 정리 등을 도왔다.
 
 세계관악컨퍼런스 참가단체 단원과 교류하는 모습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특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관악 연주자들과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남한산성을 소개하며, 한국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뜻깊었다. 이날 봉사활동을 마치고 나서 필자는 정형적이고 단순한 정화활동을 넘어 한국의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고 사랑할 방법을 전할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꼈다.

행사가 끝날 무렵, 지킴이들은 참석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거나 봉사 유니폼 모자를 선물로 증정하기도 하며, 서로 존중의 인사를 나눴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차량을 일시 정지시켜 외국인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도왔고, 그 과정에서 감사 인사를 받는 등 짧지만 의미 있는 교류의 기회도 가졌다.

이런 순간들은 봉사활동의 긍정적인 기억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고, 참여에 대한 보람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한편 행사 이후, 지킴이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간 식당. 그런데 세계관악컨퍼런스에 참여한 외국인 단원들이 우연히 들어와, 지킴이들이 먹던 메뉴를 그대로 따라하며 선택했다. 그 일화가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았다.

이 작은 일화는 활동 중의 즐거운 순간을 더해주었고, 지킴이들 사이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시켜 주었다.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와 산성밖학교 학생들의 단체사진
ⓒ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이번 7월 활동을 통해, 지킴이들은 남한산성의 세계유산적 의미를 알리고, 문화유산 보호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특히, 이번 활동에서는 관과 타 민간 단체와의 협력이 큰 힘이 되었다. 이들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으며, 내용적인 부분에서도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나 역시 이 활동에 참여하면서 남한산성의 보존과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단체 네트워킹에 힘쓰며 활동의 외연과 다양성을 확장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지킴이 활동은, 남한산성국가유산지킴이 활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킴이들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정기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남한산성의 매력과 지킴이들의 소식도 전하고 있다.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모든 이들이 함께 남한산성을 지키고 가꾸는 데 동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헤리티지뉴스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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