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손흥민도 까먹었나…무리뉴의 조롱 "토트넘, 기억도 안 나"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조세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에 완전히 정이 떨어진 듯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치르고 있는 무리뉴 감독이 과거 토트넘에서 겪었던 경험을 전부 잊었다면서 토트넘에 대해 무심한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챔피언스리그 대진이 확정된 뒤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 관해 명확한 견해를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은 페네르바체가 챔피언스리그에서 LOSC 릴과 맞붙을 준비를 하는 동안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토트넘을 조롱했다"며 무리뉴 감독의 발언을 주목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 명가 페네르바체의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 감독은 현재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예선을 치르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1차예선 루가노(스위스)와의 2연전에서 각각 4-3, 2-1 승리를 거두며 2차예선에 진출한 상태다. 상대는 프랑스의 명문 구단 릴이다.
무리뉴 감독은 UEFA 주관 대회 본선에 출전하기 위해 예선을 치르는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을 지휘하던 시절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세 번이나 예선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다. 무리뉴 감독은 대답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토트넘에서 있었던 일을 때때로 잊는다며 토트넘 시절을 기억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풋볼 런던'은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에서 보낸 시간을 '때때로 잊는다'면서 미묘하게 토트넘을 비난했다. 그는 2021년 4월 맨체스터 시티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 전날 경질되기 전까지 토트넘에서 18개월을 보냈다. 그동안 무리뉴 감독은 86경기 중 44경기에서 승리했고,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진출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며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커리어를 읊었다.
이어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이 웸블리에서 맨시티와 맞붙기 직전에 경질됐다. 이 경기는 토트넘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임기는 씁쓸하게 끝났고,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보낸 시간을 잊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풋볼 런던'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은 예선 라운드를 거쳐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하는 과정을 처음 겪었다고 말했는데, 이후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세 번의 예선전을 치른 경험을 떠올리며 "나에게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다. 나는 때때로 토트넘을 잊는다. 토트넘과 함께 예선전을 치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한 기자가 무리뉴 감독에게 "기자회견에서 당신은 커리어 내내 예선에서 한 차례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라고 질문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무리뉴 감독은 기자의 질문을 듣자마자 토트넘을 떠올리며 "토트넘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고 한 것이다.
무리뉴 감독은 또 "내게 이런 일은 두 번째지만, 유럽선수권대회(유로)와 월드컵이 있는 여름에 시즌을 시작하는 건 처음이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무리뉴 감독은 "이 때문에 우리의 일이 두 배나 더 어려워졌다. 공식 경기를 치르고 유로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팀에 복귀하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40번 정도의 훈련 세션을 진행했는데, 그중 10회만 모두가 모여 훈련을 했다"면서 "선수들이 따로 팀에 합류해 우리의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이 우리가 처한 상황"이라며 아쉬워했다.
무리뉴 감독은 그간 토트넘을 지휘했던 시절을 기억하고 싶지 않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지난 3월에도 무리뉴 감독은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치오 로마노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클럽에서는 구조적으로 감독이 되어야 하면서 테크니컬 디렉터가 되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역할도 해야 한다. 클럽과 선수를 보호하는 이미지도 갖춰야 한다. 이는 감독들이 좋아하지 않는 일이다. 왜냐하면 감독들은 감독으로서 해야 하는 일만 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모습은 감독이 경기장, 훈련장, 라커룸, 터치라인에서 감독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다. 나는 인터밀란에서도 감독이었고, 레알에서도 감독이었다. 첼시에서도 역시 감독이었고, 포르투에서도 감독으로 있었다. 다른 클럽에서는 감독이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무리뉴 감독이 언급한 인터밀란과 레알, 첼시, 포르투는 무리뉴 감독의 커리어에서 성공적으로 감독직을 마쳤던 클럽들이다.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 시절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두 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첼시에서는 프리미어리그(PL) 최소 실점 기록을 세우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인터밀란에서는 구단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하며 팀에 영광의 시대를 안겼다.
다만 토트넘에서는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 무리뉴 감독이 커리어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팀은 토트넘이 유일하다. 토트넘을 떠난 뒤 부임한 AS로마에서도 무리뉴 감독은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최정상에 섰다.
지난해에는 "토트넘 팬들이 내 말을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내 커리어에서 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유일한 클럽은 토트넘이다. 아마 경기장이 비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레비 회장은 내가 결승전에서 트로피를 얻도록 하지 않았다"라며 "포르투,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유대감을 느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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