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美 Fed, 6~7월 금리인하 기회 놓쳐…그래도 연착륙 전망"
美 경제 전문가 2인 긴급 인터뷰
배리 아이컨그린 UC 버클리대 교수
데이비드 웨슬 브루킹스硏 선임 연구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이나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아시아에 이어 미국까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덮친 가운데 미 경제 전문가 2명은 Fed가 7월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8연속 동결해 피벗(pivot·정책 전환)의 기회를 놓쳤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난달 고용 보고서에서 드러난 노동시장 냉각으로 침체 위험이 높아진 건 사실이나,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여전히 더 높다고 봤다. 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로 글로벌 증시에 불어닥친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이 과잉 대응이란 진단이다.
5일(현지시간) 국제 경제·금융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손꼽히는 배리 아이컨그린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서 돌이켜 보면 Fed가 7월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주 발표된 7월 미 제조업 경기 위축에, 지난달 실업률까지 4.3%로 오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그는 다만 현재 시장이 데이터 한 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 공포가 과장됐다고 봤다.
아이컨그린 교수는 "하나의 나쁜 월간 일자리 보고서가 불황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며 "기존 노동시장 수치는 꽤 좋았고, 고용 지표 역시 앞으로 계속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월간 보고서 하나에 기반해 예측을 바꾸는 건 의미가 없다"며 "많은 이들이 미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것이란 하강 우려에 집중하고 있지만, 경기가 침체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침체 위험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여전히 더 높지만, 7월 고용 보고서에서 드러난 것처럼 침체 위험 역시 분명히 커졌다는 우려에서다.
Fed 및 통화정책 전문가로 유명한 데이비드 웨슬 미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브루킹스 산하 허친스 재정·통화정책 센터 소장 겸임)은 "고용 보고서는 부진했고 기업 실적 보고서도 우려스러웠다"며 "주식 시장 급락 역시 시장의 자신감을 강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Fed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월가에서 확산되는 7월 금리 인하 실기(失期)론을 넘어 '6월 실기론'을 주장했다.
웨슬 선임 연구원은 "미 경제의 주요 위험 중 하나는 Fed가 금리 인하를 위해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Fed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거의 승리했지만 이젠 실업률 추가 상승을 막아야 하는 싸움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Fed는 6월에 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면서 "적어도 일부 Fed 정책 입안자들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월가에서 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웨슬 선임 연구원 역시 빅컷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는 Fed가 9월 금리를 0.5%포인트 내리고, 연말까지 추가로 0.5%포인트를 낮춰 연내 인하폭이 총 1%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아이컨그린 교수는 Fed가 예정대로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앞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31일 FOMC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9월 빅컷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아이컨그린 교수는 "이미 진행 중인 통화긴축 규모를 고려하면 Fed가 9월에 완만하게 통화완화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며 "Fed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9월 금리 인하폭은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경기 전망과 관련해선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감소하며 미 경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데 두 사람 모두 견해를 같이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1분기 연율 1.4%, 2분기 2.8%를 기록했다.
아이컨그린 교수는 "근로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재정적 완충장치(초과저축)를 소진했고 현재 고금리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 소비지출은 완만하게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웨슬 선임 연구원은 "소비지출은 지금까지 놀라울 정도로 강력했지만 많은 가계가 팬데믹 기간과 그 직후 축적한 초과저축을 소진했다"며 "실업률 상승 역시 소비지출을 잠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경제 성장률은 상반기 대비 상당히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