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올해도 10월까지 유행 예상... 정부 너무 관심 놓고 있어"
[이영광 기자]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 유성호 |
그동안 잠잠하던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인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5배 늘어났다고 한다. 1년 전인 2023년에도 코로나19가 유행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 계절독감으로 가는 걸까?
현재 코로나19 상황과 함께 의사 증원 문제로 대부분 전공의가 사직한 상태에서 코로나19에 잘 대처할 수 있는지 짚어보기 위해 지난 5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여름 유행 앞두고 65세 이상 생각보다 접종 많이 안 해"
-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일단 환자 발생 규모가 많이 늘고 있고요. 외래도 환자가 많이 늘었고 입원 환자도 많이 늘었거든요. 그래서 작년 여름보다 더 유행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 그럼, 지금 어느 정도 나오네요?
"전체 확진자 신고도 안 하고 있어서 유행 규모를 알 방법이 없어요. 지금 상황에서는 전체 호흡기 바이러스 중에서 코로나19의 분리율이 가장 높습니다."
- 집계 안 되는 게 문제 아닌가요?
"지금 표본 감시 형태로 되고 있어서 전체 유행의 양상만 파악하고 있지 전수조사는 안 하고 있어요."
- 전체 유행 규모가 지난해보다 커질 거라는 거잖아요. 그렇게 보는 이유가 있을까요?
"그 이유로 생각하고 있는 건 지금 유행하고 있는 변이가 KP.3이고 이 변이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유행을 주도하는 것 같습니다. 기존에 감염됐었거나 백신 맞았던 사람 중 6개월 이상 지난 분들이 많아지면서 면역력 떨어지다 보니까 여름 유행이 시작된 거로 보고 있고요. 코로나19 유행이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이런 식으로 유행하는 패턴이 굳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 생각해 보면 여름에 늘 유행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그 일환으로 봐야 할까요?
"작년도 JN-1이 국내 유입되면서 여름 유행이 시작됐고 올해도 KP.3가 들어오면서 유행하고 있거든요. 새로운 변이가 유행을 시작했고, 백신 또는 감염후 면역이 떨어지는 시기가 일치하면서 계속 매년 이 시기에 여름마다 유행하는 패턴으로 생기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 백신 접종은 잘 되고 있나요?
"작년에 65세 이상이 한 55% 정도 맞은 거로 제가 알고 있고요. 작년에도 여름 유행이 있었다고 보니까 올해 4월부터 질병관리청에서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여름에도 유행할 수 있으니까 접종 한 번 더 하시라고 권고가 나왔었거든요. 그러나 생각보다 접종 많이 안 하셨어요. 때문에 봄에 접종 안 한 것도 유행이 커지는 데 영향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그러면 65세 이하는 백신 안 맞아도 크게 영향이 없나요?
"사실 백신 맞을 수 있으면 맞는 게 좋죠. 어차피 걸리는 것보다 안 걸리는 게 나으니까요. 근데 일단 정부 차원에서 작년에 다 무료긴 했는데 65세 미만이 거의 안 맞기도 했고 올해는 아마 65세 이상만 무료로 접종하고 65세 미만은 아마 유료 접종일 것 같은데 유료까지 되면 더 접종 안 하겠죠."
- 최근 유행을 주도하는 변이는 KP.3인 거 같아요. 생소한데 어떤 변이인지 연구된 게 있나요?
"KP.3가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기도 하고 외국의 유행 상황에서도 사망률이 높거나 전파력이 월등히 높다는 보고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 오미크론이 오래가네요. 이전 변이는 1년 못 간 거 같거든요.
"오미크론이 2022년부터 유행해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으니까 상당히 오랜 기간 유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오미크론이 이렇게 오래 갈 거라고 생각 안 했지만, 오히려 다행인 거죠. 오미크론 안이니 그나마 유행이 이 정도지 오미크론 외에 다른 변이가 유행했으면 더 커질 수도 있죠."
-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으로 볼 수 있을까요?
"코로나19가 독감과 다른 유행 패턴을 보이는 것은 맞습니다. 코로나19는 1년에 두 번 유행하고 독감은 겨울에만 유행하고 있으니까요. 여름 유행은 약간 호흡기 바이러스치고는 좀 의외의 유행이기는 해요. 의외의 유행이긴 하지만, 이 여름 시기가 딱 겨울에 많은 사람들이 걸렸는데 그 사람들의 면역력도 떨어지고 그다음에 백신 효과도 6개월 이상 안 가고 거기에 말씀드린 대로 지금 변이도 유행하면서 여름 유행이 시작되는 양상이니 일단 매년 유행하네요."
- 여름에 야외 활동 안 하니까 그런가요?
"그런 부분도 영향을 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여름에 대부분 더우면 창문 열고 있었는데 요새는 너무 더우니까 다 에어컨 틀고 환기도 안 시키잖아요. 겨울하고 여름하고 비슷해졌죠. 여름 유행의 또 다른 이유가 될 것 같아요."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 유성호 |
- 지금 의사 증원 문제로 전공의 대부분 사직한 상태잖아요, 코로나 재유행에 대처하는 데 문제없을까요?
"지금 수준 정도는 버티고 있는데 유행이 더 커지게 된다면 영향을 주긴 주겠죠. 특히 중증 환자들에 대한 중환자 진료 같은 문제들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근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 병상 확보는 안정적인가요?
"일단 음압 격리실 같은 데 수용하는 데 문제는 없는 것 같거든요."
- 정부가 대처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지금 아직 정부가 잘하는지 아닌지 얘기할 수 있는 정도의 큰 유행은 아니에요. 다만 조금 우려가 되는 부분들은 4월 접종이 매우 중요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홍보를 거의 안 했어요. 그래서 65세 이상 어르신 중에 접종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던 분들이 상당했거든요. 그리고 생뚱맞게 6월인가 팍스로비드나 라에브리오 같은 약 처방받을 때 이게 작년에 구매 해놓은 약인데도 국민들이 코로나 약값도 무료 아니라는 걸 알게 한다고 5만 원씩 받기 시작했거든요. 굳이 5만 원 안 받아도 되는 걸 받는 것도 상당히 웃기고요. 구매해서 비축해 놓은 약이 다 떨어지면 의료보험 수가를 통해서 본인 부담금이 발생한다고 그러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약값을 얼마나 받을까는 하나도 결정이 안 돼 있어요."
- 왜 안 돼 있는 거죠?
"약이 남아 있으니까 굳이 지금 보험 수가로 얼마로 할까라는 부분을 결정 못 내리고 있는데 약값이 원래 비싼 약들이잖아요. 6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 정도로 예상하는데 약값 자체가 비싸다 보니 외래 본인 부담금이 지금처럼 적용 20% 적용되면 100만 원이면 20만 원씩 내야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감염되면 중환자실도 많이 가고 사망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20만 원씩 내면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를 받을 사람들이 있을까 우려가 되기도 하거든요."
- 보험 적용해서 그 정도인가요?
"보험 적용해서예요. 만약에 100만 원으로 가정하면 80% 보험 적용되어 20만 원을 내야 되는 거죠. 근데 누가 20만 원씩 돈을 내면서 약을 사실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코로나19를 독감과 비교하면서 괜찮다고 하는데 사실 독감도 무시할 수 없는 질병이거든요."
- 지금 정부는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으로 보는 것 같은데 맞나요?
"65세 미만은 거의 독감 수준 정도까지 사망률이나 입원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65세 이상은 아직도 독감보다는 치명률이 높거든요. 독감도 그렇게 만만한 질병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겨울마다 유행이 클 때는 독감 때문에도 2천 명 3천 명 정도 우리나라에서 사망합니다. 독감을 너무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 그럼, 독감 치명률이 얼마나 되나요?
"0.01에서 0.05%인데 이게 1년 내내 유행해서 그 정도 발생하면 큰 문제는 안 되겠지만 문제는 독감이 유행할 때가 겨울 한 철에 집중적으로 유행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하다 보니까 중환자 의료 체계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요. 독감도 그 정도의 부담을 겨울에 주고 있는데 코로나19는 여름이 한 번, 겨울에 한 번 유행하죠. 감당 못 할 수준은 아니긴 하지만 노인들에게 독감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걸리면 입원하거나 중환자실에 가거나 사망할 수도 있는 질병이고 집중적으로 계절 유행을 타면서 계절적으로 발생을 하다 보니까 그 시기에는 입원 환자가 많이 늘고 중환자도 많이 느는 패턴이기 때문에 의료적으로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 지금 있는 백신이 KP.3엔 적용 안 된다는 말도 있던데 어떤가요?
"KP.3도 어차피 오미크론 내에 있기 때문에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긴 있지만 아예 없는 거는 아니고요. 그리고 올해 가을에 맞는 건 JN-1 기준으로 만들어질 예정이고 유럽은 KP 계열로 맞긴 맞는데 백신을 접종하면 효과가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 일반인은 재유행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65세 미만은 코로나19 감염으로 피해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 되긴 했으니까요. 그래도 걸리면 남에게 전파 시키고 또 젊은 사람들이 걸려서 어른들에게 전파되는 패턴이니까 일단 제일 주의할 건 본인이 안 걸리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고 걸렸을 때 제발 마스크 잘 착용하고 되도록 집에서 쉬어야 될 것 같거든요. 근데 요새 코로나19로 병가도 잘 안 주는 상황이다 보니까 그게 걱정이 되는 거죠."
- 앞으로 재유행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코로나19가 작년 유행도 7월에 시작되어서 거의 10월까지 유행했었거든요. 그래서 한 2~3개월 유지되지만 많이 발생하는 건 아니고 꾸준하게 발생하면서 2~3개월 갔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아마 그러지 않을까 해요."
- 이게 이후로도 반복될 거로 보세요?
"2022년 2023년 2024년 내내 지금 여름 유행이 확고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지금 유행 패턴이 몇 년 이상 가지 않을까 해요. 저는 한 2~3년 지나면 여름 유행은 잦아들지 않을까 기대했었거든요. 그러나 올해 유행하는 걸 보니까 여름 유행은 이제 기정사실화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마지막에 한마디 해주세요.
"호흡기 바이러스 자체에 대해 자꾸 정부 차원에서는 너무 겁을 덜 주고 싶고 유행 문제가 안 된다고 얘기를 하고 싶긴 한데 피해가 큰 어른들한테는 정확한 정보 전달도 필요하고요. 백신 접종에 관한 안내라든지 또 치료제와 관련된 접근성 보장하는 측면들은 이게 엔데믹이 되더라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거든요. 정부가 너무 관심을 놓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어쨌든 정부 차원에서도 엔데믹 상황에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될 것 같고 그다음에 일반 우리 시민들도 본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기본적인 원칙들. 우리가 코로나19 한창 유행할 때 되게 잘했었잖아요. 그때처럼 잘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장 기본적인 남을 위한 에티켓 잘 지키면 좋겠어요."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