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올림픽 8강에서 그친 그로저 "고통스럽다"

김효경 2024. 8. 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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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의 8강에 득점한 뒤 포효하는 독일 남자 배구 국가대표 괴르기 그로저. AP=연합뉴스

'아이스 맨' 괴르기 그로저(40)의 파워는 여전했다. 하지만 독일은 개최국 프랑스를 넘지 못했다.

독일은 6일(한국시간)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배구 8강전에서 홈 팀 프랑스에게 세트 스코어 2-3(25-18, 28-26, 20-25, 21-25, 13-15)으로 졌다. 2012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본선에 오른 독일은 1972년 뮌헨 대회에서 동독이 은메달을 따낸 이후 52년 만에 준결승 진출을 노렸으나 역전패했다.

독일 아포짓 스파이커 그로저는 경기 초반 맹활약했다. 그로저는 1세트에서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며 팀내 최다인 7득점을 올렸다. 독일은 2세트에서 13-18로 뒤지다 바짝 따라붙었고, 마침내 동점까지 만들었다. 프랑스는 에르뱅 은가페를 앞세워 24-23에서 24-25로 역전당했으나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로저가 강력한 서브를 은가페에게 때려 2세트를 끝내는 에이스를 만들었다.

3세트를 내준 독일은 4세트에서도 끌려갔다. 끈질긴 수비와 블로킹으로 따라붙었으나 프랑스의 블로킹 벽을 뚫지 못하고 5세트 승부가 이어졌다. 독일은 5세트 들어 세터를 루카스 캄파에서 요하네스 틸레로 바꿨다. 그러나 분위기를 바꾸진 못했다. 레드카드가 나오면서 1점까지 헌납해 패배했다. 5-9. 독일은 한 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막판 은가페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독일은 13-14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역전패를 허용했다.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독일 출신. 괴오르기 그로저.사진 한국배구연맹

경기 뒤 만난 그로저는 "힘들고, 고통스럽다. 아름다운 경기였지만, 끝은 완벽하지 못했다.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이며 출발했지만, 조금 모자랐다. 프랑스가 좋은 배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지만 난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나는 우리가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분위기도 좋았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저는 한국 팬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독일 프리드리히샤펜에서 문성민과 함께 뛰기도 했고, 2015~16시즌 V리그 삼성화재에서 활약했다. 실력 뿐 아니라 프로 마인드도 훌륭했다. 이날 경기가 한국에 중계되기도 했다. 그로저는 "한국 팬들이 이 경기를 즐겼기를 바란다.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나를 지켜봐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단 1년 머물렀지만 한글로 오른팔에 태극 무늬와 가족, 사랑, 건강, 성공, 존중이란 문신을 새기기도 했다. 지난 시즌엔 트라이아웃에 신청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며 "한글 타투"라고 웃어보였다.

그로저는 자신의 오른팔에 태극 무늬와 가족, 사랑, 건강, 성공, 존중이란 한글 문신을 새겼다. 파리=김효경 기자


한때 대표팀을 떠났던 그로저는 올림픽에 대한 의지로 다시 돌아왔다. 오륜기 타투를 새길 정도로 그는 대표팀에 대한 각별한 마음이 있다. 도쿄올림픽 출전엔 실패했지만, 파리행 티켓을 따내면서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조별리그에서 공격을 이끌며 독일을 8강에 올린 그로저는 프랑스전에서도 활약했지만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다. 대표팀 은퇴 의사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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