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특활비' 둘러싼 의문... 대전지검서 드러난 구체적 '단서'
[하승수 기자]
▲ 8개월 만에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재개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0년 10월 29일 오후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지역 검사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이 강남일 대전고검장, 오른쪽이 이두봉 대전지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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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과 지침을 위반하여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현금화했다. 그리고 이 현금을 검찰총장 비서실이 관리하며 사용했다. 그렇게 돈 관리를 하던 실무자들은 고스란히 용산 대통령실로 갔다.
그뿐이 아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이뤄지는 무리한 수사에 검찰 특수활동비가 지원됐다는 의혹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진행된 수사로 인해 국민의 인권이 침해당했다.
구체적인 단서가 드러난 곳은 대전지검이다. 대전지검은 월성원전 수사를 담당했던 곳이다. 이런 정황이 드러난 이유는 대전지검이 평소에 특수활동비를 많이 쓰는 검찰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흔히 '특수부 사건'으로 불리는 기획수사가 많은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월성 원전 수사가 진행되던 무렵 대전지검의 특수활동비 지출 액수가 급증했다. 그래서 '윤석열 특활비'의 단서를 대전지검에서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월성 원전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 노후 원전인 '월성1호기'의 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제성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월성 원전'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대전지검은 2020년 11월 한 달간 2840만 원, 12월에는 4902만 원의 특활비를 썼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배에서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11월 4배, 12월 3.7배). 그리고 2020년 12월엔 4902만 원의 특활비를 썼는데, 이는 대전지검 역사상 최고액이다.
대전지검의 2020년 11~12월, 두 달간 특활비 집행액(7742만 원)은 2019년 1월~12월 전체 특활비 총액(6760만 원)보다도 많다. 두 달 동안 쓴 특활비가 1년치보다 더 많은 것이다.
대전지검의 특활비 집행이 급격하게 늘어난 시기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대전지검을 방문했던 시기와도 겹친다. 대전지검이 월성 원전 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2020년 10월 29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월성 원전 사건이 배당된 대전지검을 방문했다. 그 이후에 대전지검의 특수활동비 집행액이 급증한 것이다.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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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특수활동비를 써 가면서 행한 수사에서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억울하게 구속되고 기소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 공무원들과 가족들이 입은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헤아릴 수조차 없다.
이처럼 검찰 특수활동비는 한편으로는 기밀수사와 무관한 용도로 오·남용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는 무리한 수사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지검의 사례는 후자의 정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수사에 거액의 검찰 특수활동비가 사용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대전지검의 월성원전 수사 이외에도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에 정치적 의도를 갖고 진행된 수사에 검찰 특수활동비가 지원된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 윤석열 특활비에 대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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