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AI에 수천억 썼지만…"상담 만족도 20% 그쳐"[뺑뺑이 AI콜센터]②

부애리 2024. 8. 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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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금융회사 콜센터 AI 상담서비스 만족도 조사’
콜센터 AI서비스 “불만족” 40%
응답자 절반 가까이
"AI 서비스 많으면 고객 지향적이지 않다"

편집자주 - “(AI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이용할 일이 있는 콜센터, 언제나 상담원이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 문제를 해결해 주던 금융회사의 콜센터가 어느샌가 금융소비자에게 불편한 곳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미완(未完)의 ‘인공지능(AI) 상담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오히려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문제해결 절차와 소요 시간은 지연되고만 있습니다. 은행·카드사 등 금융권이 콜센터의 인간 상담원을 AI 상담 서비스로 대체하면서 나타난 아이러니입니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금융소비자, 노동자 등 다양한 시선 아래서 금융회사 콜센터의 속사정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금융권이 매년 인공지능(AI)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정작 콜센터 AI 상담 서비스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만족도는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고 편리한 민원 해결’을 명분으로 AI 상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으나, 실제 콜센터 현장에서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금융소비자의 불편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6일 아시아경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 전국 성인(만19~69세) 500명을 대상으로 패널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금융회사 콜센터의 AI 상담 서비스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만족한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전체 21.6%(만족 19.8%·매우 만족 1.8%)에 그쳤다. 반면 ‘불만족’ 한다는 답변은 39.4%(불만족 30.6%·매우 불만족 8.8%), '보통'이라는 답변은 39%를 차지했다.

특히 금융소비자들은 인간 상담원처럼 원활하지 않은 AI 상담 서비스에 답답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상담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챗봇, 음성인식 등 AI가 나의 요구사항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73.6%로 가장 많았다. '인간 상담원 연결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졌다'는 답변은 56.9%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인간 상담원 연결 대비 신뢰감이 낮음'이라고 답변한 응답자가 37.6%였으며 '챗봇, 음성 인식 등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복잡하고 어려움'이라는 답변도 34%에 달했다. 특히 노년층뿐 아니라 30대(34.1%)·40대(31.1%)의 상당수도 AI 상담 시스템 이용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상담 서비스가 확대된 이후 문제해결에 드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는 의견도 많았다. '기존 인간 상담원만 있을 때보다 문제 해결에 드는 시간이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6%가 '길어졌다'고 답변했으며, '짧아졌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보통이라는 답변은 30.4%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은 인간 상담원 연결을 원하는 금융소비자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3.2%가 금융회사 상담 수단 중 가장 만족스러운 것으로 인간 상담원을 선택했다. AI 챗봇에 대한 만족도는 7%, AI 상담원에 대한 만족도는 5.6%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89.8%가 인간 상담원 연결이 계속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필요 없다는 답변은 2.4%에 불과했다. 연결이 필요한 이유로는 'AI 서비스로는 아직 해결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가 74.2%였으며, 'AI 서비스는 아직 나의 요구사항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54.1%를 차지했다.

AI 기능을 많이 활용하는 것은 금융회사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콜센터에 챗봇 등 AI 기능을 많이 활용하는 금융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말에 응답자의 45.6%가 ‘고객지향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고객지향적’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12.2%에 그쳤으며, '보통'이라는 답변이 42.2%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아시아경제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 지난 7월 12~16일 동안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4.38%포인트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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