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출전에도 '노메달'…자금·인재 부족 국가 어디[파리올림픽]
20~30회 출전하고도 빈손
최빈국 네팔, 스포츠에 투자 어려워
부국 모나코는 인구 적어 선수 발굴 난관
수십년간 올림픽에 출전하고도 메달 하나 따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국가가 70개에 달한다. 개막식 선수단 입장 국가·지역 중 3분의 1은 메달 기록이 없다는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는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150개 이상 국가·지역이 메달을 받았으나 하·동계 올림픽을 합쳐서 지금껏 메달을 한 번도 가져가지 못한 국가·지역이 66개나 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인구 3만6000명의 유럽 국가 모나코는 올림픽에만 32회 출전했으나 메달을 확보한 적이 없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안도라(25회)와 남미 국가인 볼리비아(22회)도 올림픽 출전 횟수는 많지만, 아직 노메달 상태다.
마르코 루케 볼리비아 올림픽위원회 위원 겸 육상연맹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실망스럽다. 무력감이 든다"고 고백했다. 현역 볼리비아 마라톤 선수인 엑토르 가리바이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에서 꼭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조국을 기쁘게 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림픽 메달이 국가대표 선수의 노력과 열정 그대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노력을 기울인 오랜 시간을 보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결과로 작용한다.
실제 이번 올림픽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여자 세단뛰기 금메달)과 세인트루시아(여자 100m 단거리 달리기 금메달)가 첫 메달이라는 큰 성과를 거두면서 해당 국가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세인트루시아의 줄리앙 알프레드는 "(메달 확보가) 많은 작은 섬나라에 큰 의미가 있다"며 "작은 곳에서 시작했지만, 우리 경력에서 가장 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건 국가대표 선수 개인의 노력만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능력 있는 대표 선수 한 명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훈련을 하거나 관련 시설을 갖추고 수당을 제공하는 등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노메달 국가들은 대다수가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 또 종목에 맞는 인재 발굴을 해야 하는데 인구가 적은 국가는 쉽지 않다. NYT는 노메달 국가들에 대해 ▲인구가 적은 소규모 국가 ▲불우한 환경에 있는 국가 ▲신생국가 등 역사·정치·경제 상황이 메달을 따기 쉽지 않게 결합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네팔의 경우 올림픽에 18회 출전했으나 메달을 한 번도 딴 적이 없다. 인구는 3100만명으로 적지 않으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00달러(약 177만원)로 크게 낮아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 도로, 병원, 학교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쏟기도 부족해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투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국가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78개 국가올림픽위원회와 연대해 기금을 만들어 장학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1~2024년 기금은 5억9000만달러였다. 2020 도쿄올림픽 참가선수 1만1000명 중 827명이 장학금을 받았고 이들이 113개의 메달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여자 역도 은메달), 부르키나파소(남자 세단뛰기 동메달), 산마리노(혼성 트랩 사격 은메달·여성 트랩 사격 동메달·남성 자유형 86㎏급 동메달)는 올림픽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 확보라는 결과를 냈다.
노메달 국가라는 오명은 투자 부족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1인당 GDP 24만1000달러로 부국인 모나코의 경우 인구가 3만6000명으로 적어 선수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구 12만5000명의 카리브해 그레나다 출신 단거리 육상 선수인 키라니 제임스는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 비해 인재 풀이 적다"고 설명했다. 노메달 국가인 볼리비아는 메달 확보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아내기 위해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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