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집권 방글라 총리, 반정부 시위에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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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셰이크 하시나(76·사진) 총리가 사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와커 우즈 자만 방글라데시 육군 참모총장은 5일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담화에서 총리 사임 소식을 전하며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이) 과도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시나 총리는 이날 오전 시위대가 수도 다카의 총리 관저로 몰려오자 안전한 곳으로 도피한 뒤 사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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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 충돌 300명 사망… 인도로 도피
육참총장 “군이 과도 정부 구성”
방글라데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셰이크 하시나(76·사진) 총리가 사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와커 우즈 자만 방글라데시 육군 참모총장은 5일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담화에서 총리 사임 소식을 전하며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이) 과도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을 믿어 달라. 전적인 책임을 지고 국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시간을 주면 함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담화 발표 전 주요 야당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하시나 총리는 이날 오전 시위대가 수도 다카의 총리 관저로 몰려오자 안전한 곳으로 도피한 뒤 사임을 선언했다. 그는 이후 방글라데시를 떠나 인도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영국으로 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등 행선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그의 측근은 AFP통신에 “총리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싶어했지만 그럴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총리가 물러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위대 등 수천명이 다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 일부는 총리 관저에 침입해 TV 등 집기를 약탈했다. 여당인 아와미연맹 사무실과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장관 자택 등도 습격당했다. 또 일부는 하시나 총리의 아버지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 초대 대통령의 동상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 6월 다카 고등법원이 2018년 폐지됐던 ‘독립유공자 자녀 공직 할당제’의 부활을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대학생들 중심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대법원의 절충안 제시로 시위는 진정되는 듯했다. 그러나 하시나 총리가 시위대의 요구에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이자 최근 시위가 재개되고 총리 퇴진 요구가 본격화됐다. 이번 반정부 시위에 따른 유혈 충돌로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시나 총리는 올해 1월 야권의 보이콧 속에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해 5번째 총리직에 올랐다. 총 집권 기간은 20년이 넘는다. 야권과 서방 국가들은 그가 권위주의적 통치로 반대파를 탄압한다고 비판해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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