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전기차 충전소 이용 자제, 지상 주차장 써라”

전성필,심희정 2024. 8. 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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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후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작업장 내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 조치를 내놓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LG디스플레이는 파주 사업장 내 전기차 이용자는 지상 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이날 권고했다.

SK하이닉스 사업장 지하 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따로 없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지상 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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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전기차 화재 놀란 기업 안전관리
전기차 포비아 넘어 배터리 불신 우려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후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작업장 내 전기차 안전관리 강화 조치를 내놓고 있다. 전기차는 지상 주차장에만 주차하도록 권고하는 식으로 선제 대응에 들어갔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전기차 포비아’를 넘어 배터리 산업 자체에 불신을 키우며 불황을 부추길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LG디스플레이는 파주 사업장 내 전기차 이용자는 지상 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이날 권고했다. 지하 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 이용을 자제하도록 했고 대신 신규 충전소를 지상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단지 내 전기차의 지하 주차장 이용 시 안전에 유의 바란다”고 공지했다. SK하이닉스도 전기차를 지상 주차장에 주차할 것을 권고했다. SK하이닉스 사업장 지하 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따로 없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지상 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전기차 관련 안전 조치를 시행하는 기업과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생산시설이 밀집한 사업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제품 생산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화재 사고의 경우 큰불을 내는 열 폭주 현상이 동반돼 피해 범위가 커진다. 사고가 일단 발생하면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어 기업들의 선제 조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배터리 산업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벤츠처럼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특정 브랜드 전기차에 대한 혐오 정서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전기차 자체에 대한 기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추가적인 수요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 또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기차를 둘러싼 안전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주차장에 전기차를 세울 때 이격거리를 충족시켜야 한다거나,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금지하는 식의 규제가 도입되면 전기차 인프라 확대 흐름이 깨질 수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불신이 커져 한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전기차 자체에 불신이 커지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실적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로서는 추가적인 수요 감소, 정부 지원 축소라는 겹악재를 맞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심희정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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